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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CPX' 칩…메모리 '게임의 룰' 바뀌나

등록 2025.09.11 07:00:00수정 2025.09.11 07: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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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내년 말 HBM 없는 AI 가속기 출시 예고

'고성능 GPU와 고효율 GPU' AI 반도체 이원화 가능성

메모리도 역할 분담…"AI 반도체용 메모리 성장 긍정적"

[서울=뉴시스]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 플랫폼’ 설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인 '루빈 CPX'를 내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차이점은 루빈 CPX에는 HBM 대신 GDDR7이 탑재된다는 점이다.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 플랫폼’ 설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인 '루빈 CPX'를 내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차이점은 루빈 CPX에는 HBM 대신 GDDR7이 탑재된다는 점이다.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 플랫폼' 설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인 '루빈 CPX'를 내년 출시한다고 밝혀, 메모리 시장에도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조짐이다.

이 제품은 그동안 AI 반도체용 메모리 시장을 독점해 온 HBM(고대역폭메모리) 대신 최신 그래픽용 D램(GDDR7)을 사용한다. AI 모델 학습 및 고성능 추론용 제품에는 HBM을, 비용 효율적인 추론 칩에는 GDDR7를 사용하는 이원화된 구조로 재편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엔비디아, HBM 없는 새로운 GPU 출시…왜?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는 차세대 슈퍼 칩에 들어가는 '루빈 GPU'와 함께, 새로 설계된 '루빈 CPX'를 내년 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이 제품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I 비즈니스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루빈 CPX에는 HBM 대신 GDDR7이 탑재된다는 것이다.

현재 AI 반도체용 메모리로 사용 중인 HBM은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제조 난도가 높아 생산을 늘리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그동안 AI 반도체로 사용하는 범용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애초 목적이 AI 연산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AI 서버 운영 시 비효율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엔비디아가 이에 대해 내놓은 해답이 루빈 CPX다. 이 제품의 최대 메모리 용량은 GPU당 128기가바이트(GB)로, HBM을 사용한 최신 제품(288GB)에 미치지 못한다. 동시에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양을 뜻하는 대역폭 역시 HBM이 1.6배 이상 우위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적고 대량 생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은 설계에 따라 효율성과 투자 대비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루빈 CPX는 '대규모 컨텍스트 추론'이라는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데 최적화된 AI 반도체라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AI는 대화나 문서의 내용을 '토큰(token)'이라는 단위로 처리하는데, 일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토큰의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화가 길어지면 초반의 내용을 잊어버릴 수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AI 모델이 1시간 분량의 비디오 콘텐츠를 처리하는 데 최대 100만개의 토큰이 필요한데, 이는 기존 GPU 컴퓨팅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반면 루빈 CPX는 수백만개의 토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랜 기간의 대화 이력을 기억할 수 있어 AI 개인화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수천 페이지의 문서를 통째로 읽고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차세대 루빈 GPU와 CPX라는 새로운 프로세서를 모두 선보이며 AI 컴퓨팅의 또 다른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GTC 2025’ 행사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GTC 2025’ 행사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AI 반도체 시장 이원화?…메모리 업계도 촉각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전략에 중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초고성능, 대규모 학습이 필요한 산업에는 고성능 GPU를, 다양한 AI 추론 서비스 시장에선 고효율 GPU를 각각 활용할 수 있다.

메모리 역시 이에 따라 시장이 이원화될 조짐이다.

HBM은 현재 AI 반도체용 메모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래픽용 D램도 추론용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고성능 GPU엔 HBM이, 고효율 GPU엔 그래픽 D램이 탑재될 수 있다.

이런 경우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비용의 GPU와 HBM의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AI 거품론이다.

다만 메모리 업계에선 AI 시장에 신제품이 출시되면, 그 파급력에 따라 전체 시장의 규모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출시로 AI 서버 업체들의 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AI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두 제품 모두 채용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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