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사태 선포에서 해제까지'…강릉 30여일 간 물 위기
11.5% 바닥 찍은 저수율 집중호우·도암댐 방류로 60%대 회복
제한급수 해제됐지만 평년 저수율 못미쳐 절약은 계속
![[강릉=뉴시스] 김태겸 기자 = 21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일대에 100㎜ 안팎의 단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0%를 보이고 있다. 2025.09.21. wonder876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1/NISI20250921_0001949000_web.jpg?rnd=20250921151911)
[강릉=뉴시스] 김태겸 기자 = 21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일대에 100㎜ 안팎의 단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0%를 보이고 있다. 2025.09.21. [email protected]
[강릉=뉴시스]김태겸 기자 =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가 한 달여 만에 극심한 가뭄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된 제한급수와 재난사태 선포, 이후 최근 집중호우와 도암댐 방류까지, 강릉의 ‘물 위기’는 굵직한 기록들을 남겼다.
지난 8월20일 강릉시는 수도밸브 50% 잠금조치를 시행했다. 불과 일주일 뒤인 27일에는 잠금폭이 75%로 확대됐고, 30일에는 가뭄 재난사태가 선포되며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이미 9월2일에는 공중화장실과 대형 호텔 수영장, 사우나가 일제히 문을 닫았고, 6일부터는 저수조 100t 이상을 보유한 아파트와 숙박업소에 시간제 제한급수가 실시됐다.
7일에는 2차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으며, 12일에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1.5%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긴박한 상황에 들어섰다.
“그때는 하루 몇 시간만 물이 나와서 세수도, 빨래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아이 씻기는 게 제일 힘들었고, 양동이에 받아둔 물로 버티는 날이 많았어요.” 강릉시 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주부의 회상은 당시 단수의 고통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이달 13일부터 내린 비로 저수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19일에는 아파트와 숙박업소 제한급수가 해제됐고, 20일에는 평창 도암댐이 24년 만에 비상 방류를 시작했다.
21일에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0%를 넘어섰으며, 22일에는 행정안전부가 재난사태와 국가소방동원령을 해제했다. 이어 23일에는 저수율이 60%를 돌파하며 제한급수도 전면 해제됐다.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달 9월12일에는 오봉저수지가 저수율 11.5%라는 바닥까지 내려앉았지만 이후 열흘간 200㎜가 넘는 집중호우와 도암댐 비상 방류가 맞물리면서 극적 회복세를 보였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오후 6시를 기해 가뭄 재난사태를 해제했고, 강릉시는 아파트 제한급수와 절수조치 대부분을 풀었다. 그러나 평년 저수율 72.4%에는 아직 미치지 못해 수도밸브 75% 잠금과 물 절약 캠페인은 당분간 유지된다.
강원도는 국방부, 농어촌공사와 협력해 오봉저수지 상류 일대 지하수 탐사와 대체 수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번 단비로 숨통은 트였지만 기후위기 시대 가뭄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 물 관리 대책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2일 긴 가뭄이 우려돼 오봉저수지를 찾은 50대 한 시민은 물이 차오른 풍경을 바라보며 “이제라도 강릉시가 물 관리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두 번 다시 이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강릉시에 당부하고자 하는 말을 묻자 "당부해도 그게 바뀌겠어요? 매년 비슷한 얘기만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라며 체념 섞인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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