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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상 왜 끊겨" 1시간 먹통에 출근길 난리…유튜브 공화국의 민낯

등록 2025.10.16 17:37:22수정 2025.10.16 19: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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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보안 업데이트 오류로 전 세계서 약 1시간 중단

글로벌 미디어 대서특필…특정 플랫폼 의존 리스크 재조명

[서울=뉴시스] 유튜브 로고. (사진=유튜브 측 제공) 2024.04.13. photo@newis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튜브 로고. (사진=유튜브 측 제공) 2024.04.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직장인 한모(29)씨는 매일 오전 출근시간을 이용해 생활영어 전문 라이브 유튜브 방송을 보며 영어를 공부한다. 오늘도 똑같이 오전 8시에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영상이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봤다.

처음에는 지하철 와이파이 오류인가 해 와이파이 설정을 해제했는데 그래도 재생이 안 되는 걸 발견했다. 이어폰을 빼니 지하철에 탄 다른 직장인들로부터 유튜브가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서로 "유튜브 안 되지 않아요", "어, 저도 유튜브 뮤직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다음 곡 재생이 안 돼요" 등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한때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유튜브 관련 서비스들이 전 세계 일시적으로 먹통되는 장애 사고가 발생한 것. 장애 시간은 채 1시간 남짓했지만 하필 출근 시간대에 걸리다 보니 이용자들의 혼란과 불편이 적지 않았다. 유튜브 의존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선 출근길, 미국 동부선 퇴근길 때 발생한 유튜브 먹통

[서울=뉴시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부터 오전 9시까지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유튜브 관련 서비스들이 전 세계 일시적으로 먹통되는 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부터 오전 9시까지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유튜브 관련 서비스들이 전 세계 일시적으로 먹통되는 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IT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한국 시간 기준)께 전 세계에서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유튜브 관련 서비스에서 동영상·음악 재생, 댓글 게시 등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오류 원인은 스팸 방지 보안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측은 오류 원인 확인 후 8시 30분께 롤백(업데이트 후 오류로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진행했으며 9시 10분께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총 53분간 전 세계가 유튜브 없는 시간을 경험한 셈이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현재 (구글에) 초기 보고를 받은 상황"이라며 "상세 원인은 사업자도 기술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향후 결과가 나오면 우리한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일부 이용자들에 한해 유튜브, 유튜브 뮤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해당 오류를 신속하게 해결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출근길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이용자들은 영상을 재생하거나 음악을 듣지 못했고 댓글이나 라이브 후원 기능 등 상호작용도 차단됐다. 매 출근 시간대에 생방송을 진행하던 일부 유튜버는 후원, 광고 수익에 일시적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 일부 지역도 저녁 황금 시간대, 낮이었던 만큼 대다수 이용자가 볼멘소리를 냈다. 인터넷 서비스 장애 추적 플랫폼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분께 약 36만건의 장애 보고가 접수됐다. 이번 장애와 관련해 누적 신고 건수는 100만 건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카톡처럼 사실상 '공공 인프라' 지위 재확인한 유튜브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유튜브가 사실상 '공공 인프라' 수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은 전 세계 동영상·음악 앱 중 이용자 수 1위다. 업계는 유튜브 월 이용자 수(MAU)를 약 25억명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 인구 3분의 1이 매달 최소 1번은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뜻으로 이용자들은 월평균 29시간을 유튜브 영상 시청에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유튜브 MAU는 지난 8월 기준 4852만명이다. 유튜브 뮤직도 멜론, 지니뮤직, 스포티파이 등을 제치고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를 활용하는 이용자는 개인뿐 아니라 교육, 미디어, 금융, 공공기관까지 다양하다. 불과 1시간의 장애에도 뉴스·교육·홍보 콘텐츠가 중단되면서 하루라도 멈추면 불편한 플랫폼이 된 셈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이미 생활 기반 인프라로 기능하는 서비스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2022년 카카오톡 장애 당시에도 대한민국 소통이 사실상 멈췄던 것처럼 유튜브 역시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전 세계 일상과 경제 활동을 지탱하는 필수 서비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대서특필된 걸 보면 그만큼 유튜브가 글로벌 정보 생태계의 핵심 공간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정부 보고 4분 늦어…"10분 규정, 현실과 괴리" 지적도

한편 방송통신발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요 방송·통신사업자는 통신 재난이나 서비스 장애가 30분 이상 지속될 경우 10분 이내로 발생 사실을 과기정통부에 보고해야 한다.

구글은 이날 문제 발생 시작 44분 만인 오전 9시 1분께 장애 발생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다. 규정대로 하면 4분 늦어진 것이나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인데 그래도 잘 협조해 줘서 비교적 빨리 끝났다고 본다. 10분 이내 신고라는 기준이 너무 촉박하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며 "대응 실태 등을 감안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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