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알래스카 회담 후 좌절했나…"푸틴 압박하려 에너지 공격 승인"

8월 회담 후 우크라에 에너지 시설 정보 제공

젤렌스키, 17일 회담서 장거리 미사일 요청 예정

트럼프, 푸틴과 통화…2주 안에 정상회담 갖기로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회담 후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시설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CNN이 16일 보도했다. 2025.10.17.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하려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시설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미국 CNN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알래스카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교착 사태에 빠지자,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표적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보 지원 범위를 러시아 에너지 관련 시설까지 확대했는데, 그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 이후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석유·가스·에너지 시설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정상 간 합의 없이 회담이 종료되자 해당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는 걸 허용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미국의 승인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시설을 표적 공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전선이 교착에 빠진 상태에서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헤르손=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긴급구조대원이 지난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의 불을 끄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에너지 회사 나프토가즈는 러시아 무인기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시설에 최대 규모의 공격을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계속,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강타했다고 발표했다. 2025.10.17.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12일 미국 정보 당국이 수개월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 에너지 시설 장거리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 시 항로 계획, 고도, 타이밍, 표적 취약 지점 등 작전 전(全) 단계에서 정보를 공유했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 덕분에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폭탄 드론이 러시아의 방공망을 회피해 주요 정유시설 등 에너지 자산을 타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5.10.17.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앞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산 장거리 무기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가 전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용기에서 만난 취재진에 "전쟁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그들(우크라이나)에게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낼 것"이라며 "굉장히 훌륭하고 막강한 무기다. 솔직히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타격할 능력이 있는지 물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절한 무기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다음 주 고위급 회담을 거쳐 2주 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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