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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짜오, K뷰티·푸드" 베트남 MZ세대 화장대·식탁 점령 시작했다

등록 2025.11.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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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베트남서 접점 확대…韓화장품 수출 5위국

K푸드 성장세 지속…대상·오리온 등 호실적 행진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H&B스토어 매장에 한국 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H&B스토어 매장에 한국 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호찌민=뉴시스]이주혜 김민성 기자 = "신짜오(안녕하세요)! 한국 화장품은 이쪽에 있습니다."

지난달 말 방문한 베트남 호찌민의 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현지 직원이 안내한 진열대에는 K뷰티 제품이 가득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진열대에서는 이니스프리와 토리든, 라운드랩 등 익숙한 국내 브랜드의 마스크팩이 현지 고객들을 맞이했다.

또 다른 진열대에는 달바와 조선미녀 등의 스킨케어 제품들이 베트남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베트남 동(VND)으로 표기된 가격표가 아니었다면 서울의 뷰티 매장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베트남에서도 K뷰티 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기준 대(對)베트남 화장품 수출액은 3억4900만 달러(약 5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16억7500만 달러)과 중국(15억7900만 달러), 일본(8억2300만 달러), 홍콩(5억1400만 달러)에 이어 상위 5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베트남은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여겨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미용·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5억 달러에서 2027년에는 27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의 절반가량이 30세 미만의 잘파세대 젊은층이라는 점도 베트남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이유 중 하나다.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H&B스토어 매장에 한국 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H&B스토어 매장에 한국 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국내 뷰티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며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베트남에서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미쟝센, 에스트라 등 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2003년 라네즈가 첫 진출했으며 2013년 설화수, 2016년 이니스프리를 현지에 론칭했다.

쇼피, 라자다, 틱톡, 직영몰 등 이커머스 채널을 비롯해 롯데와 다카시마야 등 백화점, 멀티브랜드샵(MBS) 채널에서 베트남 현지 고객과 만나고 있다.

MZ세대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틱톡에서 라네즈는 3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베트남 내 뷰티 브랜드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라네즈는 올해 2분기 보떼리서치 기준 베트남 이커머스 채널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더후, CNP, 오휘, 비욘드, 빌리프 등 주요 브랜드들을 베트남 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브랜드는 '더후'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후는 지난 6월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서 진행한 프로모션 행사에서 크게 성장하며 뷰티 전체 브랜드 중 매출 3위를 차지했다.

대표 제품인 비첩 자생 에센스는 '페이셜세럼' 부문에서 1위, 궁중 동안 립밤은 '립트리트먼트' 부문에서 2위에 각각 오른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 생산공장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바디워시, 헤어케어(샴푸), 오랄케어(칫솔) 등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뷰티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새로운 뷰티 경험에 적극적"이라며 "국내 브랜드에 더욱 큰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GS25 매장에 국내 식품 제조업체의 라면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GS25 매장에 국내 식품 제조업체의 라면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K뷰티 뿐만 아니라 K푸드도 베트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젊은 소비층이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의 잠재성을 높게 판단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식음료 시장규모는 ▲2021년 4422억동(약 243억원) ▲2022년 5293억동(291억원) ▲2023년 5909억동(326억원) ▲지난해 6888억동(약 380억원)으로 지속 성장세다.

베트남 식음료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대상, 오리온, 오뚜기 등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국내 식품 제조 업체들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상 베트남 법인(Daesang Vietnam Co., Ltd.)은 지난해 15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대비 6.6% 성장한 수치다.

올해도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대상 베트남 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베트남 스낵 시장점유율 1위인 오리온 역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6% 늘어난 2309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 약 1조원 중 4분의 1가량을 담당했다.

또 팔도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170억원으로 전년보다 46.8% 성장했다.

2018년부터 베트남에서 라면, 과자류, 간편식 등을 생산하고 있는 오뚜기는 지난해 베트남 법인에서 전년 대비 21.5% 늘어난 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GS25 매장에 국내 식품 제조업체의 스낵류 등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호찌민=뉴시스] 이주혜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GS25 매장에 국내 식품 제조업체의 스낵류 등이 진열돼 있다. 2025.10.31. *재판매 및 DB 금지


삼양식품과 농심의 베트남 수출 비중도 나날이 늘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 K푸드 열풍을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도 베트남 매출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으며,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2년 800만 달러(한화 약 116억원) 수준이었던 농심의 대 베트남 수출액은 2023년 1000만 달러(145억원) 지난해 1200만 달러(173억원)로 확대됐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 K푸드 성장세가 기대되는 지역"이라며 "전체 식음료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식품 업체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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