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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尹에 계엄 재고 요청…'멘붕' 상태여서 기억 흐릿"

등록 2025.11.24 18: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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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집무실서 들고 나온 문건, 기억나지 않아"

헌재 위증 혐의는 인정…"적절치 않다 생각"

"총리로서 계엄 못 막아 책임 느껴…큰 멍에"

法, 오는 26일 결심…내년 1월 말 선고 예정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방조·위증 등 혐의 관련 11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2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방조·위증 등 혐의 관련 11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고령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소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 TV 영상이 공개되자 "멘붕이 와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는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4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피고인 신문은 재판부나 검사 또는 변호인이 피고인에게 공소사실과 정상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물어보는 절차다. 대부분 증거조사 종료 후 진행된다. 한 전 총리의 피고인 신문은 그가 지난 8월 말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지 약 3개월 만에 진행됐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법정에서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란 얘기를 듣고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 굉장히 중대한 일이다. 재고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반대'라는 단어를 명시적으로 쓰지는 않았다면서도 '안 됩니다' 또는 '재고해 주십시오' 둘 중 하나는 말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재판부가 "비상계엄을 막을 의사가 있었다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재고해달라고 할 때 같이 호응할 수 있었는데 왜 가만히 있었나"라고 묻자 한 전 총리는 "만류하는 입장을 계속 전달하고 있었고,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 연륜있는 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좀 더 열심히 합류해 행동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검팀은 한 전 총리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며 대통령 집무실에서 들고 나온 문건이 포고령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계엄에 대한 얘기를 듣고부터는 어떤 경위를 거쳐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거의 '멘붕' 상태였다. 보고 들은 것이 제대로 인지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런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국민들께 죄송하기도 하다"며 포고령에 관해서는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자신과 대화하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손가락으로 국무위원을 세는듯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대해서도 "(계엄에 대해) 너무 큰 충격을 받아 눈을 뜨고는 있는데 뭘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김 전 장관의 행동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위원 소집을 건의하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고 재촉한 것은 모두 계엄 선포를 만류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어차피 그 국무회의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도 못한 상황이었지만, 좀 더 많은 국무위원이 와서 반대 의견을 밝힐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선 계엄에 찬성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에게 전화를 한 것에 대해서도 "계엄 선포를 빨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오히려 너무 늦어지면 계엄 선포가 돼버리지 않을까 우려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방조, 위증 등 혐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2025.1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방조, 위증 등 혐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2025.11.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한 전 총리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는 인정했다. 그는 "대통령실로부터 받은 문건을 파쇄한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위증한 것이 맞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네, 제가 헌재에서 위증했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는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하게 된 경위를 두고는 "계엄이 해제됐고 전체적으로 안건이 없어 가볍게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한 전 총리가 "서류를 갖추려 한 것이라기 보다는 박물관에 두듯이 생각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되자 그는 "조금 부적절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사후 계엄 선포문 폐기를 요처한 이유에 대해선 "사후적으로 사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재판 말미 "결과적으로 총리로서 대통령을 만류하지 못했고, 국민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는데 할 말이 있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위헌·위법인 비상계엄을 국정을 총괄 담당하는 국무총리로서 막지 못한데 대해 정말 큰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막지 못해 국민들에게 큰 어려움을 드린 사안에 대해 큰 멍에로 알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앞서 재판부는 이틀 뒤인 오는 26일 특검팀의 구형과 한 전 총리의 최후 진술을 듣는 결심 공판을 열어 1심 심리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말께 선고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판부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 전 총리는 내란 혐의로 기소된 국무위원 중 가장 먼저 1심 판단을 받게 된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막아야 할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이후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따라 한 전 총리에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도 추가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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