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천문학적 자금 한계…"이젠 규제 풀자"[금산분리 갈림길②]
AI 데이터센터 짓는데 수백조…'쩐의 전쟁' 비화
해외선 산업-금융 동맹…韓만 금산분리에 발목
재계 "자금조달 위해 규제 완화…새 제도 필요"
![[서울=뉴시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오른쪽) 오픈AI 최고경영자가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날 양사 경영진들은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SK그룹 제공) 2025.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21002594_web.jpg?rnd=20251001194618)
[서울=뉴시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오른쪽) 오픈AI 최고경영자가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날 양사 경영진들은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SK그룹 제공) 2025.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금산분리 규제 완화 이슈는 지난 10월1일 미국의 오픈AI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체결한 의향서(LOI)가 촉발했다.
오픈AI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추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위한 원활한 메모리 공급을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9년부터 웨이퍼 환산 월 90만장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현재 전 세계 HBM 생산능력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주문량을 소화하려면,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기업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첨단 산업의 투자 규모가 이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산업-금융 동맹'을 통한 대규모 펀드 조성이 하나의 해법으로 모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이(xAI), MGX 등이 참여한 AI 인프라 파트너십 컨소시엄(AIP)이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얼라인드 데이터 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400억달러(56조원)에 인수했다.
메타도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과 협력해 270억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하이퍼리온'을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한다. 인텔도 2022년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 마련을 위해 캐나다 소재 투자그룹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 '반도체 공동 투자 프로그램(SCIP)''이란 새로운 모델을 도입해 300억달러를 공동 투자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런 투자는 원칙적으로 어렵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하는 데 엄격한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삼성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 = 삼성전자) 2025.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01959644_web.jpg?rnd=20251001170552)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삼성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 = 삼성전자) 2025.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금융 회사는 비금융회사에 대한 투자 비율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삼성 역시 향후 5년간 R&D(연구개발)를 포함한 국내 투자에 총 450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재계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자금 조달의 물꼬를 터주길 희망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AI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짜리 하나 짓는데 70조원, 10기가와트 정도면 700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새로운 금융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이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새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하는 사람이 돈이 없다 하니 이게 왜곡돼서 금산분리 얘기로 마구 넘어간다"며 "이게 안 되면 하다못해 진짜 금산분리라도 해소하게 되면 우리가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국의 금산분리 제도는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타인 자본을 활용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규제 도입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금융 시스템 간 리스크 전이 우려도 나온다.
산업자본이 부실에 빠지면, 이를 소유한 금융자본도 부실을 이어받을 수 있다. 만일 산업자본이 금융 계열사를 사금고 삼아 특혜성 대출을 한다면 투자자 이익이 침해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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