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필수" vs "제한 필요"…소상공인도 찬반 팽팽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1차 회의서 언급
음식점주 "새벽 배송 없으면 운영 못 해"
반대 측은 경제적 타격과 관리 문제 거론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지난 6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매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2025.11.28.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7/NISI20250627_0020867157_web.jpg?rnd=2025062715240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지난 6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매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2025.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최근 노동계를 중심으로 '새벽 배송(오전 0~5시)' 금지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부딪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1차 회의'에서 택배 기사의 건강권을 보호하고자 새벽 배송 금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제주에서 쿠팡 새벽 배송 기사 사망 사고가 터지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현재 '새벽 배송 금지 및 제한 반대에 관한 청원'이 게시 18일 만에 2만5000명을 돌파할 동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제암센터가 규정한 것처럼 심야 노동은 발암물질"이라고 발언하는 등 새벽 배송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다.
찬성 소상공인들은 새벽 배송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새벽 배송은 편리성 덕에 이미 음식점주들에게 필수 서비스가 된지 오래다.
인천에서 배달 삼겹살집을 하는 박모(31)씨는 "새벽 배송이 있어 그나마 장사를 하고 있다"며 "새벽 배송이 제한되면 제가 다 해야 되는데 그러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식자재 업체 대표인 이모(41)씨도 새벽 배송 제한 움직임을 우려했다. 이씨는 "농수산물 경매는 새벽에 하는데 낙찰된 물품은 받자마자 배송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냉장창고에 보관했다가 덜 싱싱한 상태로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매출의 90% 이상이 새벽 배송에서 나오고 있는 이씨는 "낮에 영업할 때 배송하면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고 손질하기가 힘드니까 식당들이 새벽 배송을 선호한다"며 "가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제가 식당 냉장고까지 넣어주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지난 9일 논평을 내고 "새벽배송 금지 주장은 정부의 민생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새벽 배송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공연은 "내수 부진으로 인한 역대급 위기 속에 온라인 판매로 겨우 활로를 모색하던 소상공인들에게 난데없는 새벽 배송 금지 논의는 크나큰 불안감을 넘어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는 새벽 및 주7일 배송 중단으로 택배 주문량이 40% 감소할 경우, 소상공인 매출은 18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주 쿠팡 새벽배송 희생자 고 오승용 유족, 원내 제정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8.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9/NISI20251119_0021065926_web.jpg?rnd=20251119095704)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주 쿠팡 새벽배송 희생자 고 오승용 유족, 원내 제정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8.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에 맞서는 반대 측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새벽 배송으로 입은 경제적 타격과 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25년 넘게 택배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모(58)씨는 "새벽 배송은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150명 정도 데리고 모 새벽 배송 전문 플랫폼과 일한 적이 있는데 추가로 들어가는 인건비 같은 걸 포함하니까 오히려 마이너스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매출은 오르지도 않고 안전사고 부담이나 관리 책임만 늘어났다. 지금 시국이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을 즐기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꼴"이라고 염려했다.
20년째 편의점 운영 중인 이모(45)씨는 "예전에는 새벽에 숙취해소제를 사러 오거나 라면 한 그릇이라도 먹고 가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새벽 배송이 본격화되고 나서는 한 시간에 1~2명밖에 안 올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이씨는 "365일 24시간 장사를 하고 있지만 저는 근무 시간 조절이 가능한데, 택배 기사들은 그게 아예 불가능한 분들이니까 동료 시민으로서 솔직히 안타깝다"며 "사람을 갈아 넣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과연 옳은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성환 한국중소상인연합회 사무총장도 "새벽 배송으로 플랫폼 힘이 세질수록 불공정 행위나 일방적인 가격 인상이 빈번해질 것"이라며 "초심야 배송을 포함한 지금 같은 방식은 자영업자들에게 큰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새벽 배송 제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협의체에서 합의 도출을 주문했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개발본부장은 "소비자, 소상공인, 물류 관계자 그리고 플랫폼 같은 다양한 관계자 간 합의 조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렇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일수록 사회적 대타협과 협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토교통부, 택배사, 노동계는 이날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3차 회의를 열고 새벽 배송 금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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