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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고환율, 금융위기 아닌 다른 위기…국민연금, 경제 고려해야"

등록 2025.12.17 16: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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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물가설명회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80원을 넘나드는 환율에 대해 금융위기는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고물가와 성장 양극화를 초래하는 만큼 또 다른 위기라고 우려했다. 고환율에 원인에 대해서는 해외 투자에 따른 외환 수급을 원인으로 짚고, 국민연금에 대해 거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자산 운용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17일 오후 한은 별관 2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제 설명회'에서 "우리나라는 순채권국가로 해외자산이 많아서 환율이 절하되면 이익을 보는 분도 많다"면서 "전통적인 의미에서 금융위기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른면에서는 위기라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고, 환율이 올라가면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극렬하게 갈리는데 수출과 내수 격차를 더 크게 해서 사회적인 화합이 어려운 사회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성장의 양극화를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모두 발언에서도 "높아진 환율이 시차를 두고 다양한 품목의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이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물가 전이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도 "현재 환율이 유지된다면 내년 물가 전망치를 0.2%포인트 밀어올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이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다. 현 수준의 환율이 지속될 경우 내년 물가는 2.3%로 뛸 것이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고환율 배경에 대해서는 해외 투자 등에 따른 외환 수급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환율 절하는 한·미 성장률 차이가 크고, 금리 격차도 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주는 장기적 요인이 당연히 작동한다"면서도 "다만 그걸 고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짚었다.

다만 "정책 담당자로서는 단기적 수급 요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정 그룹을 탓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11월 금통위 당시 고환율 원인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하며 "젊은 분들이 '쿨하다'면서 해외 투자를 많이 한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환율 진정을 위해 국민연금 역할에 대한 당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 1~3분기 해외 주식 투자 비중 중 국민연금 비중은 약 34%에 달하며, 개인투자 비중은 이에 미치지 못한 약 23%로 알려진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과 추진 중인 뉴프레임 워크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큰 손이 됐다는 점에서 해외 투자를 할 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거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서 자산 운용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 환헤지에 대한 게시 및 중단 시점과 의사 결정 방식이 너무 투명해 이걸 덜 투명하게 해서 보다 전략적으로 해외에 우리 패를 다 까놓고 게임을 하지 않도록 그렇게 도와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또 대미 투자 연간 200억 달러가 고환율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정도로만 대미 투자를 하게 되어 있다"면서 "한은은 외환보유고의 이자·배당 수익으로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데,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라고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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