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일교 '로비 키맨' 줄줄이 조사…'월드 서밋' 자금흐름 집중 추적
송 전 UPF 회장 재소환·윤영호 체포영장 집행
월드서밋 2020 전후 후원금·행사비 연결고리 추적
![[고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천주평화연합(UPF) 창설자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과 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 및 문선명·한학자 총재 성혼 60주년을 맞아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서밋 2020' 총회에서 한학자 총재가 특별연설 하고 있다. 이날 총회는 세계 171개국에서 전·현직 정상 100여명과 전·현직 국회의장 및 부의장 80명, 전·현직 국회의원, 장관, 종교지도자, 경제인, 여성·청년 지도자, 노벨상 수상자 및 학술인 등 7,000여명이 참가했다. 2020.02.04.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2/04/NISI20200204_0016048736_web.jpg?rnd=20200204130343)
[고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천주평화연합(UPF) 창설자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과 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 및 문선명·한학자 총재 성혼 60주년을 맞아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서밋 2020' 총회에서 한학자 총재가 특별연설 하고 있다. 이날 총회는 세계 171개국에서 전·현직 정상 100여명과 전·현직 국회의장 및 부의장 80명, 전·현직 국회의원, 장관, 종교지도자, 경제인, 여성·청년 지도자, 노벨상 수상자 및 학술인 등 7,000여명이 참가했다. 2020.0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체포하며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통일교 측이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먼저 지급한 뒤 '월드서밋 2020' 등 대규모 행사비 명목으로 자금을 보전받았는지가 수사 초점으로 떠올랐다.
2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날(26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해 약 9시간 조사했다. 동시에 천주평화연합(UPF) 전 회장 송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경찰이 송씨를 이틀 만에 다시 불러 조사한 것은 윤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직후, 정치권 접촉 경위와 자금 흐름에 대한 핵심 진술을 교차 확인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앞서 특별전담수사팀은 송씨가 통일교 산하 단체인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여야 정치인 10여명에게 1인당 100만원 안팎의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팀은 관련 영수증과 계좌 내역을 분석하며 해당 후원금이 개인 자금이 아닌 단체 자금으로 사후 충당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 후원금이 이듬해인 2020년 2월 열린 대규모 국제행사 '월드서밋 2020'의 행사비 명목으로 통일교에 청구돼 보전됐을 가능성이다. 정치후원금을 먼저 지급한 뒤 행사비 처리 과정에서 자금을 환수하는 방식이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당시 채택된 월드서밋 2020 결의문에는 "평화와 인간 개발을 증진하기 위해 지식, 관계 및 역량을 활용하는 지도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Financial support)을 고려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월드서밋 2020은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을 계기로 열린 국제행사로, 통일교 측은 전 세계 전·현직 정상과 장관급 인사, 종교 지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사비는 수백억원대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건의 피의자인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의원이 관련 행사에 참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두 의원은 월드서밋 2020 본행사가 열리기 약 6개월 전인 2019년 8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지도자회의(ILC)에 공식 연사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행사의 공식 명칭은 'International Leadership Conference 2019 Prepares for World Summit 2020(월드서밋 2020을 준비하는 2019 국제지도자회의)'이다. 행사 목적도 '월드서밋 2020을 준비하기 위한 방안 논의'로 명시돼 있어, 본행사를 앞둔 준비 성격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임 전 의원은 개막 만찬에서 환영사를, 김 전 의원은 연사 역할을 각각 맡았다. 임 전 의원은 이에 앞서 2018년 8월 열린 ILC 행사에서도 연설자로 참여했으며, 통일교 산하 경제인 기구인 세계평화경제인연합(IAED)의 공동의장 직함으로 활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전 의원 역시 이후 본행사인 월드서밋 2020 기간 중 IAPP 총회 등에 참석하며 단체와의 접점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월드 서밋'을 비롯한 여러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정치인들의 영상과 사진을 대거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월드 서밋 2020에 참석한 정치인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당사자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임 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일교 행사에서 연사나 환영사를 한 사실은 있지만 윤 전 본부장과는 잘 알지 못한다"며 "금품 수수나 로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 측도 "연사 참석은 송 전 회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을 뿐, 특정 현안이나 대가를 전제로 한 활동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송씨는 통일교 한국협회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IAPP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경찰은 송씨와 IAPP가 정치인들에게 자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중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통일교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1명은 통일교 산하 세계피스로드재단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또 다른 1명은 송 전 회장 밑에서 UPF 소속으로 활동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윤 전 본부장 체포를 계기로 이른바 'TM(True Mother·한학자 총재) 특별보고' 문건의 실체 규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3000여쪽 분량으로 알려진 해당 내부 보고 문건의 작성·보고 경위와 실제 정치권 접촉 내용이 진술과 부합하는지 여부를 집중 대조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통일교 측이 2018년 전재수 전 의원에게 고가 시계를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따라, 지난 23일 불가리코리아에 이어 까르띠에코리아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전 전 의원의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나 시계 실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전 의원 지역사무실 PC 7대를 변호인을 입회시킨 가운데 포렌식 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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