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푸틴 관저 공격' 공방 계속…"러 '위장 작전' 가능성"

크렘린궁 "트럼프 평화 노력 방해하는 테러" 주장

젤렌스키 "완전히 조작…러, 트럼프 성과 훼손 시도"

美싱크탱크 "러 주장 뒷받침할 만한 영상, 보도 없어"

[모스크바=AP/뉴시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저를 공격하려 했다고 재차 주장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 사진은 페스코프 대변인이 지난 1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2025.12.3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별장 공격 시도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노브고로드 지역에서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고 재차 주장하며, 이를 부인하는 건 "미친 주장"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방해하기 위한 테러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그 정도의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했고 우리 방공 체계의 완벽한 협조 덕분에 격추해 무력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거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브고로드는 푸틴 대통령이 여름을 보내는 초호화 관저가 위치한 곳이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 직후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노브고로드 지역의 푸틴 대통령 관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드론 공격한 바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러시아가 또다시 위험한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 팀과 공동 외교적 노력으로 이룬 모든 성과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올렸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는 여전히 '푸틴 관저 공격'에 대해 어떠한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시하지 못할 거다. 그런 공격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즈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우크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12.31.

현재로선 러시아 측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이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노브고로드 지역에선 당시 드론 활동 관련 보고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논평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때 관측된 증거 패턴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푸틴 대통령 관저 인근 공격에 대한 영상이나 현지 보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향후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위장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고 자신이 격노했다며,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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