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전 파나마와 다르다…베네수, 트럼프 뜻대로 통제 가능할까
"국가원수 제거로 2800만 통치 불가"
마두로 정권 기반 '혁명군' 조직 건재
"트럼프, 공습성공 다음날 계획 없어"
![[카라카스=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국외로 이송했다고 발표한 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반미 시위를 하고 있다. 2026.01.04.](https://img1.newsis.com/2026/01/04/NISI20260104_0000894442_web.jpg?rnd=20260104094313)
[카라카스=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국외로 이송했다고 발표한 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반미 시위를 하고 있다. 2026.01.0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실상 친(親)트럼프 정권 수립을 직접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압도적 군사력만으로 가능했던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달리, 미국이 향후 베네수엘라 내 격변 상황을 뜻대로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정권 이양'을 낙관하고 있으나, 베네수엘라 국내외 환경을 종합하면 현지 상황이 사실상 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임지는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는 파나마가 아니다'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정당한 대의(파나마 공격 작전명)'를 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혹독한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전의 얼개만 보면 베네수엘라 공격은 1989년 12월 파나마 공격과 매우 흡사하다.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미군이 파나마 최고 권력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직접 체포한 데 대해 "미국에서 기소된 마약 밀매범 노리에가가 파나마를 이끌고 있으며, 그는 미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리에가가 선거 결과를 뒤집고 불법 집권 중이라고도 지적했다.
파나마 주재 교황청대사관에 피신했던 노리에가는 약 2주 만인 1990년 1월3일 미군에 항복했고, 새로 실시된 선거에서 야당이 집권하면서 미군은 철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노리에가 체포 36년 후 같은 날 미군에 체포됐다.
당시 작전에 참여한 미군 관계자는 CNN에 "파나마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성공한 작전이며, 지금 그 곳에 가보면 매우 번영한 민주국가를 볼 수 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환경은 파나마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미국은 당시 파나마 내에 남부사령부 본부를 포함한 1만여명의 미군이 주둔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 집권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었다.
게다가 소련이 붕괴하고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시점이어서, 해외 강대국이 미국에 맞서며 관여할 여지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 베네수엘라 내에는 미국 전력이 없다.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후 곧바로 철수했고,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과 이오지마 강습상륙함이 근해에 전개돼 있지만 국내 민사작전에 나설 수는 없다.
타임지는 "'치고 빠지기' 작전으로 국가원수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인구 2800만명의 국가를 통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1.04.](https://img1.newsis.com/2026/01/04/NISI20260104_0000894120_web.jpg?rnd=20260104095739)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1.04.
정치 환경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타임지는 "파나마는 건국 이래 미국의 보호 하에 있던 소국이지만, 베네수엘라는 강권 통치자가 제거된다고 자동적으로 야권이 집권하는 간단한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전임 우고 차베스 정권과 마두로 정권을 거치면서 전국 각지에 뿌리내린 '볼리바르 혁명군(FANB)'은 독재 정권과 이해관계를 함께하며 강하게 결속된 조직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인 2019년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승인한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FANB 조직에 정권 기반을 둔 마두로 정부는 붕괴하지 않았다.
아울러 브라질·쿠바·콜롬비아 등 역내 주요국이 미국에 맞서고 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축출을 위해 필요한 남미 국가 등 동맹 구축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나아가 베네수엘라와 협력하며 미국을 견제해온 중국과 러시아도 규탄 입장을 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빌미 삼아 각각 대만·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음에도 별다른 대비는 없다고 외신은 비판한다.
타임지는 "이라크의 한 가지 교훈은 '독재자를 제거하는 것은 쉽지만, 진짜 어려운 일은 그 뒤 시작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교훈을 얻지 못했다. 공습과 승리 선언이 있지만, 그 다음날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권위주의를 겪은 국가에 정당한 정부를 구성하는 지루하고 고된 작업은 항공모함 갑판 위에서 이뤄질 수 없으며, 권좌에서 한 사람을 끌어내려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행정부는 더더욱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CNN도 "마두로가 미국에 구금됐다고 해서 베네수엘라 전국 지방조직이 새 정부와 협력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내전 등 권력과 자원을 둘러싼 폭력적 경쟁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마두로 제거는 양국 국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도 "이제부터 시작될 정치적 국면은 주말의 군사작전보다 훨씬 난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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