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헌재, "나이 많다고 채용 배제 시 처벌 조항은 합헌"

등록 2026.02.02 12:00:00수정 2026.02.02 13:36: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헌재, 고령자고용법 합헌 결정

"목적의 정당성·수단의 적합성" 인정

김상환·김복형 등 반대 의견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가 많다고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4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전경. 2025.04.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가 많다고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4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전경. 2025.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가 많다고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들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에 대해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모집이나 채용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사유로 근로자 등을 차별한 사업주를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군필 남자 28세, 여자 26세' 등 내부 자체 기준을 정해 이 기준을 초과하는 지원자를 서류 전형에서 아예 배제하고, 연령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한 채용 비리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형사 재판을 받던 중 어떤 경우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어 그 의미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사업주의 채용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등을 살펴봤을 때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을 고용의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내용이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연령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선언적으로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벌칙 규정으로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이라는 문구가 너무 추상적인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헌재는 명확성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고령자고용법의 입법 목적과 핵심 내용, 조항의 문언적 의미, 비슷한 개념을 다룬 다른 규정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하면 "연령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가 정당한 목적 없이 이뤄졌거나 목적이 있더라도 방법과 정도가 과도한 경우"를 말한다는 핵심적인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 법이 직무의 성격상 특정 연령 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등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예외 사유들을 열거하고 있어, 이를 통해 어떤 연령 기준은 허용되고 어떤 경우는 금지되는지 사업주가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헌재는 "사업주가 모집과 채용에 있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해 나가기 위한 충분한 기준이 마련돼 있고, 집행자의 자의적 법 집행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헌재는 사후 구제 방안이 있긴 하지만 피해자가 채용 기회를 빼앗긴 것에 대한 손해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형벌 조항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 법정형이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만을 두고 있고,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구체적 사안에 따라 법원이 벌금 액수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된다고 봤다.

다만 김상환 소장과 김복형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내며 "모집과 채용 분야는 근로관계 형성 이전의 국면을 규율한다는 점에서 사업주의 의사결정 자유가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은 구성요건이 불명확해 사업주의 계약 자유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어 해당 조항의 '합리적'이라는 추상적인 문언만으로 판단 기준이나 방향을 알아내기 어렵다고도 강조했다. 어떤 연령기준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사업주가 예측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명확한 행위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고, 법집행기관에 과도한 재량을 부여하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