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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늘었지만 거래는 막혔다…서울 부동산은 '관망'[부동산 세제 개편 본격화①]

등록 2026.02.07 06:00:00수정 2026.02.07 06: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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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기대 오산"…李 대통령,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못 박아

시세 낮춘 급매물 나와도 관망…규제 강화로 거래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어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양도소득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보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은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27% 상승해 52주째 상승했으나 전 주(0.31%)보다 오름 폭이 축소됐다. 2026.02.0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어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양도소득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보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은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27% 상승해 52주째 상승했으나 전 주(0.31%)보다 오름 폭이 축소됐다. 2026.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기존 호가 대비 수억원 내린 '절세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5월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오산"이라며 양도세 중과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도세 중과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에게 20%p(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30%p의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방세까지 더하면 최고 82.5%까지 늘어난다. 이 제도는 2004년 도입 이후 정권에 따라 시행과 유예를 반복해왔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유예됐던 중과가 재개되면 5월 10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차익의 최대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적용 대상 주택도 대폭 늘어났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세금 부담이 기존 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도 차익이 10억원으로 가정하면 기존에는 양도세로 3억2891만원을 내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2주택자는 6억4076만원, 3주택자는 7억5048만원을 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5.0%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9003개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5만6219개) 이후 5.0%(2784개) 증가했다. 지역별로 송파(3526개→4068개)가 15.4%(542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강남(9.2%), 강동(8.6%) 서초(8.5%), 용산(6.3%)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기존 호가 대비 가격을 낮춘 급매물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전용면적 84㎡) 매물이 호가 43억원에 나왔다. 기존 매물 호가 45억원에 비해 2억원 하락했다. 또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전용면적 49㎡)는 기존 호가 대비 약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가량 낮은 23억원대의 매물들이 등장했다.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절세 매물로 추정된다.

부동산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단기간 일부 절세 매물 출회 효과가 있지만, 집값 상승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종료를 앞두고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려 매물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최근 수년간 이미 보유한 주택을 매매하거나 증여하는 등 정리한 집주인들이 많아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물이 많지 않고, 실제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서울을 포함하는 조정대상지역에서 5월9일까지 주택 매도 계약을 맺은 뒤 최대 6개월 내 잔금을 치르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되, 잔금을 치를 시간을 주면서 거래 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보완책이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실거주 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매도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주택공급 부족 우려와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오히려 매물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기존 호가보다 낮은 절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물 규모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고 매물이 늘어도 대출 한도 때문에 실제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주택자 매물 유도와 거래 활성화를 통한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세입자가 있는 경우 실거주를 늦춰주는 등 여러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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