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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뿌렸다가 불길이"…트라우마 이겨낸 전신 3도 화상 12살 소녀

등록 2026.02.10 0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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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알리마 알리의 사진. (사진='aleemaxali' SNS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알리마 알리의 사진. (사진='aleemaxali' SNS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머릿니 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용 샴푸가 한 소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영국의 한 여성이 어린 시절 가연성 머릿니 제거제를 사용했다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걷기와 말하기, 식사를 다시 배워야 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간)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퍼드 출신 알리마 알리(21)는 12살이던 지난 2016년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아 기숙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직후 머릿니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알리마의 어머니는 머릿니 제거를 위해 약용 샴푸인 '풀 마크스 솔루션'을 사용했다. 치료를 마친 뒤 알리마는 사용한 포장지를 버리기 위해 부엌을 지나던 중, 불이 켜진 가스레인지 근처에서 머리카락에 불이 붙었다.

알리마는 당시를 떠올리며 "엄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며 "머리카락만 타고 있어 아프지 않았는데,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충격에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길이 두피까지 번지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알리마는 몸의 절반에 3도 화상을 입은 채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두 달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병원에서 수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수많은 수술을 견뎌야 했다. 이 사고로 그녀는 손가락 7개를 잃었고, 걷기와 말하기, 혼자 식사하는 법까지 다시 배워야 했다.

현장을 목격한 언니는 당시 임신 8개월 상태였지만, 소란을 듣고 급히 내려와 알리마를 집 밖으로 끌어냈다. 동생은 지나가던 배달원의 재킷을 이용해 불길을 끄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알리마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안락사시켜 달라"고 외쳤다고 한다.

알리마는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며 "다음에 기억나는 건 6주 뒤 병원에서 깨어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모는 그녀에게 거울을 보기 전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하게 도왔다고 전했다.

약 9개월간의 입원 치료 후에도 간호사들이 하루 6시간씩 집으로 방문해 돌봐야 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알리마는 1년간 홈스쿨링을 한 뒤 2018년 새 학교에 입학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너무 달라 보인다는 생각에 학교생활이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사고 발생 9년이 지난 지금도 알리마는 여전히 수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귀걸이를 착용하기 위해 사타구니 피부를 이식해 귀 덮개를 만드는 수술을 받았다. 길에서 타인의 시선을 느낄 때면 여전히 힘든 날도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사고는 나와 가족을 더 강하고 열린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알리마는 대학에 재학 중이며, 자신과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상담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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