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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서울' 하면 의대 문턱 낮아진다"…학부모들 '지방 유학' 저울질

등록 2026.02.12 14:55:54수정 2026.02.12 15: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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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대 증원분 490명 9개 지역에 배분

"지역 내려가서 의대 가자"…학부모들 '들썩'

경인권이 의료 불균형?…"디테일한 정비 필요"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02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1만명 가까이 감소한 반면 지원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 등 영향으로 올해 N수생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학원 의대관의 모습. 2026.02.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02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1만명 가까이 감소한 반면 지원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 등 영향으로 올해 N수생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학원 의대관의 모습. 2026.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사회부 사건팀 = 정부가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하기로 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를 겨냥해 이른바 '지방 유학'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대치동 맘카페, 수험생 커뮤니티 등 일부 온라인 카페에서 지방의사제 전형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 이외 지역 이동을 고려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2027학년도 의대 증원분 490명을 전국 9개 권역별로 인구수에 따라 분배해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했다. 지역의사제는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힌 학생에게 등록금과 교재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선발 당시 고등학교 소재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하는 제도다.

지역의사제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당 대학 소재지나 인접 지역에서 고등학교 3년을 마치고 졸업해야 한다. 2027학년도 중학교 입학생부터는 해당 지역 중·고등학교 6년을 모두 보내야 지원할 수 있다.

온라인 맘카페에서 한 학부모는 "지역의사제 전형을 위해 중학교부터 지방에 거주해야 한다는 소식에 초등학생 조카가 다음 달에 이사를 간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커뮤니티에선 "지역으로 많이 내려올 것 같다. 특히 대전 둔산권 등은 서울 학군지에 비해 수업 강도나 경쟁이 낮기에 해 볼 만하다", "탑5 의대 갈 정도가 아니라면 지방 내려와서 지역의사제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1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이 보이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인력 양성 규모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6.02.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1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이 보이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인력 양성 규모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6.02.12. [email protected]


특히 학부모들은 서울과 거리가 멀지 않으면서 지역의사제 지원이 가능한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역의사제가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실제로 온라인 맘카페에서 한 학부모는 "입시설명회 자료를 보니 벌써 지역의사제 지원 가능한 경기·인천권 대형 고등학교 명단이 쫙 돌고 있다"며 "중학교는 강남에서 다녀도 고등학교 때 인접한 구리, 하남 같은 지역으로 가면 경기도권으로 지역의사제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이 동네에서 피 터지게 공부해도 의대 한 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주소지 하나로 기회가 갈리는 게 맞나 싶어 허탈하다"며 "눈치 싸움과 위장 전입과 같은 부작용이 속출하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대치동까지 30분 걸리는 동네에 왜 지역의사제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벌써 유불리 계산이 시작된 분위기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선 '충북에서 중·고교를 졸업하면 충남·대전권 의대에도 지원이 가능한지'를 묻는 글이 올라오는 등 지원 가능 권역을 따지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입시학원 분석 자료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기준 3학년 재학생 400명 이상인 고교 14곳을 '상대적으로 내신 관리에 유리할 수 있는 학교'로 제시했다. 충청권 9곳, 경기·인천 3곳, 부산·울산·경남 2곳이 포함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는 "이미 주소를 옮기면 의대에 잘 진학할 수 있는지, 이사하고 주말에는 강남권 학원에 다니는 게 어떨지를 고민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며 "사교육 시장에선 다급하게 설명회를 열어 지역을 옮기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이 가능한 지역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이 교사는 "경기 구리나 의정부처럼 '지방'이라고 표현하기 애매한 지역들도 많다"며 "지역의사제 전형이 해당하는 지역에 대한 디테일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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