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에 밀려 구름 위로…이유리 "현실과 맞닿은 가난을 썼죠" [문화人터뷰]
첫 장편 '구름 사람들' …불행으로 빚은 구름 위 사람들
신혼집 전세 대출에 막막했던 기억이 소설의 '씨앗'
영국·미국·이탈리아·독일어판 출간 확정 "보편적 이야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607_web.jpg?rnd=2026022712211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사람들은 땅에서 밀려난다. 이들이 하늘 위에 살게된다면 어떨까.
"저 아름다운 분홍빛 구름을 보세요. 마치 불행으로 만들어진 솜사탕 같지 않나요?"
지상 1.5㎞ 상공. 실제 구름이 떠 있는 높이에 형성된 또 다른 거주지. 오염 물질을 머금은 구름은 분홍빛으로 변했고, 그 위에 세워진 삶은 판자촌보다 더 열악하다. 구름 위에 사는 이들은 빈곤층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다.
최근 출간된 '구름 사람들'(문학동네)는 이 기묘한 설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난'을 정면으로 응시힌다.
전세 대출 경험이 낳은 '구름 위'의 상상
"주거 문제를 가장 직격으로 겪는 순간이 결혼 준비 시기였어요. 작가는 은행에서 '직업'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고요."
부부는 등단 사실이 실린 신문 지면과 온라인 서점의 작품 페이지를 증빙 서류로 제출해 가까스로 대출을 받았다. 은행을 나서며 하늘을 올라다뫘다.
"구름이 몽실몽실 떠 있었어요. '저 위에 사람이 살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상상은 소설의 출발점이 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613_web.jpg?rnd=2026022712214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상상이지만 익숙한 삶의 모습
설정만 비현실일 뿐, 인물들의 삶은 오늘의 한국과 닮아있다. 작가는 현실 반영도를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했다.
돈이 없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구름 사람들. 반면, 지상에서는 반려동물이 유치원을 다닌다.
구름 때문에 아래 지역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자 '불법 구조물'이라는 이유로 인공 강우제를 살포해 철거에 나선다. 방송국 다큐멘터리 PD는 '하늘'의 일상을 콘텐츠로 활용한다.
이유리는 "실재하지 않는 가난이지만 결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다"고 했다.
소설은 빈부격차가 사람의 몸에 어떻게 각인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태양에 더 가까워 과다한 자외선에 노출된 구름 사람들의 검게 탄 피부는 계급을 구분하는 '표식'이 된다. 유해물질로 인한 폐 섬유화는 그들이 감당해야 할 구조적 위험을 상징한다.
현실의 계급을 묻자 작가는 "서울도 같은 지방인데, 서울 사람과 지방 사람 나누는 것이 대표적이다"이라며 "계급을 없애겠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더 높은 곳을 향한 열망은 커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605_web.jpg?rnd=2026022712211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혹시 빈곤을 전시하는 건 아닐까"…작가의 자기검열
"소설은 결국 재미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고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고민했어요. 제가 가난을 전시하는게 아닌지, 불행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세상 속 불행의 총량을 늘리는 건 아닌지 계속 스스로에게 물었죠."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브로콜리 펀치', '비눗방울 퐁' 등에서 밝고 경쾌한 소설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장편은 "지금까지 써온 이야기 중 가장 슬프고 무거운 작품"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문장은 간결하고, 전개는 빠르다. 우울함 속에서도 끝까지 읽히는 힘을 지녔다. 작품은 연재 단계에서 이미 영국, 미국, 이탈리아, 독일어판 출간이 확정됐다.
"보편적인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한국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해외에서도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들었어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609_web.jpg?rnd=2026022712212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유리 작가가 27일 서울 은평구 작업실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남편 김홍 작가와 문학부부로 활동하며, 최근 데뷔 후 첫 장편 소설 '구름 사람들' 출간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가장 무거운 이야기를 지나 '코미디 SF'로
"태양계의 별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글로벌 갤럭시 시대'를 배경으로 해요. 각 행상의 생명체들이 왕래하고, 우주 생물을 반려동물처럼 기르죠. 주인공은 우주 생물 병원에서 일하는 수의사예요."
가난을 응시한 그가 이번에는 우주를 무대로 삼는다. 다만 그 시선이 어디를 향할지는 알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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