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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같은 사진…한미그룹 송영숙 회장 개인전 '길 위에서'

등록 2026.03.05 01:01:00수정 2026.03.05 05: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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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랑서 7일부터 31일까지

인스턴트 컬러 필름 위에 물감 작업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사진이 끝난 자리에서 회화가 시작됐다.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지만, 유화는 그 순간을 다시 해석한다. 송영숙의 작업은 그 두 매체 사이에서 태어난 이미지다.

한미그룹 회장이자 사진가인 송영숙의 개인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가 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길 위에서 마주한 도시 풍경과 자연, 무심히 피어난 야생화와 풀, 이름 없는 생명체들을 기록해온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만개했다가 이내 사라지는 꽃의 순간을 포착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이미지 속에 붙잡아두는 시선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인스턴트 컬러 필름 위에 유화 물감을 덧입히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작가는 촬영 당시의 빛과 그림자, 공기의 밀도를 되살리듯 사진 이미지 위에 색을 더해 순간의 인상을 회화적 감각으로 확장한다. 보는 위치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의 미묘한 진실을 색의 층으로 다시 드러내는 시도다.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작업 방식은 1980년대 작가가 사용하던 SX-70 폴라로이드 필름의 단종에서 비롯됐다.

당시 폴라로이드 필름은 촬영 직후 유제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풍경의 인상을 즉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지만, 필름이 단종되면서 동일한 기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작가는 인스턴트 컬러 필름 위에 직접 유화 물감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업을 확장했다.

전시에서는 유제를 입힌 필름 원본 250여 점과 이를 대형으로 확장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현대화랑에서는 필름 원본 작업을 중심으로 사진 표면 위에 덧입혀진 유화의 마띠에르와 섬세한 터치감, 이미지의 물질성을 밀도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동시에 서울 방이동 한미 C&C 스퀘어 갤러리에서는 이미지를 구조물 형태로 세운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중심을 기준으로 대칭적인 질서를 이루는 만다라를 연상시키는 파사드 구조로, 이미지가 하나의 공간이자 건축적 요소처럼 인식되도록 구성됐다. 관람객은 그 사이를 거닐며 작가가 바라본 세계의 시점과 공간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이 전시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와 함께 발간되는 도록에는 뮤지엄한미 최봉림 부관장의 비평문이 수록돼 작가의 독자적인 작업 방식과 미학적 의미를 짚는다.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송영숙 사진전 ‘Meditation on the Road 길 위에서’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송영숙은 1969년 숙명여대 재학 시절 사진 동아리 ‘숙미회’ 활동을 계기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새한살롱에서 열린 ‘남매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고, 1980년 개인전 ‘폴라로이드 SX-70’에서 일상의 감정과 순간을 포착한 폴라로이드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공간화랑, 파인힐갤러리, 현대화랑, 아트파크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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