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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왜곡죄’ 첫 타깃 된 대법원장…재판소원 시행 나흘 만에 40여건

등록 2026.03.18 11: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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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 미치면 처벌

“판·검사 견제 장치“ vs “압박 수단 악용돼“

재판소원 제도 시행 나흘 만에 44건 접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1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03.1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 3법’이 지난 12일 본격 시행됐다. 공포 당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당하고 재판소원이 쏟아지는 등 사법 현장은 급격한 제도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년 후 대법관 증원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법조계에서는 “제도가 자칫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거나 재판 지연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공포된 ‘사법개혁 3법’은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을 말한다.

◇판·검사, 법 왜곡 땐 10년 이하 징역…“압박 수단“

개정된 형법에는 법 왜곡죄 처벌 조항이 생겼다. 형사 사건을 맡은 판·검사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및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법을 왜곡할 때 10년 이하의 징역·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그러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이나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처벌될 수 있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판·검사가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를 사용한 경우에도 처벌될 수 있다. 아울러 판·검사가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도 법 왜곡죄 처벌 가능 행위로 정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막대한 권한을 가진 판·검사의 자의적인 법 해석을 방지하기 위해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기소나 판결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장치가 마련돼야 오히려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검찰 고위급 간부 출신 한 변호사는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구조에 익숙해져 있는 판·검사들에 대한 견제 장치도 없는 구조는 그들만의 성역을 만들 수 있다”며 “법 왜곡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법 및 검찰권 행사에 있어 인권 보장과 신중한 판단을 유도하는 견제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수사나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이를 법 왜곡으로 몰아붙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또 법관으로 하여금 판결의 위축을 불러와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지법 한 부장판사는 “재판에 대해서 불이익, 불리한 판정을 받은 사람이 법 왜곡죄를 남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상급 법원에서 판단을 뒤집으면 하급심 판사들은 다 법 왜곡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고, 그럴 가능성을 막기 위해 심리와 판결은 더 느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판소원 제도 시행 나흘 만에 40여건 접수

개정된 헌재법은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된 헌재법 68조 1항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문구를 삭제해 재판소원을 허용한 것이다.

재판소원은 확정판결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청구할 수 있다. 또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해야 한다. 확정된 지 30일이 지난 판결은 대상이 아니다.

헌재가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경우 확정된 판결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헌법심으로, 1·2심 등의 사실심 또는 대법원의 법률심과는 구분된다. 헌재는 “법률상의 쟁송과정에서 이뤄지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이를 전제로 한 법률의 개별적 포섭·적용에 대한 불복절차나 재심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일인 지난 12일~15일 사이 누적 44건이 접수됐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헌재는 이 같은 접수 추세가 지속된다면 재판소원 시행 직전 예측했던 연간 1만 건에서 1만5000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행 전 헌재가 다뤄 왔던 사건의 3배에서 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재판소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국민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풀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과 확정 판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현 상황에서 재판소원까지 더해지면 신속한 재판을 위한 기존의 제도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충돌한다.

개정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의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게 골자다.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구체적으로 2028년 3월 4명, 2029년 3월 4명, 2030년 3월 4명의 대법관이 차례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면서 업무 과중을 이유로 충실한 심리를 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대법관이 늘어나고 여러 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판결을 내리다 보면, 판례 간 모순이나 저촉이 발생해 국민들의 사법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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