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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양성 위암, '이 약물' 병용하니…암 크기 81% 감소

등록 2026.03.19 08:45:18수정 2026.03.19 08: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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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양성 위암 치료, 표적치료제 병용요법 가능성 입증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퍼투주맙 병용시 종양 크기↓

[서울=뉴시스] 치료 경과에 따른 약제 사용군 별 종양 크기 변화.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감소 추세인 반면 다른 군은 증가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치료 경과에 따른 약제 사용군 별 종양 크기 변화.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감소 추세인 반면 다른 군은 증가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HER2(허2) 양성 위암 치료에서 기존 표적치료제에 다른 표적치료제를 같이 사용하자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이근욱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강민수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귀진 박사) 연구에 따르면 HER2 양성 위암세포를 이식한 쥐에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엔허투)과 퍼투주맙(퍼제타)을 함께 투여하자 종양 크기가 효과적으로 감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HER2 양성 위암은 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이 과다 발현돼 생기는 암이다. 위암 환자의 약 20%에서 나타나며, 암의 성장과 전이가 촉진돼 평균 생존기간이 16~20개월 정도로 짧은 편이다.

HER2 양성 위암 치료는 표적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을 사용한다. 표적치료제란 암세포의 분자나 단백질 등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약제로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는 뛰어나면서 부작용은 관리하기 쉽다.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은 암세포 표면의 HER2를 찾아가 항암제를 직접 투하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도 여러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치료 과정에서 내성이 생기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는 HER2 암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HER3라는 또 다른 단백질과 짝을 이뤄 생존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또 다른 표적치료제인 퍼투주맙을 병용 사용하는 치료법을 고안했다. 퍼투주맙이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과 퍼투주맙의 병용 사용 효과를 확인하고자 연구팀은 HER2 양성 위암세포를 실험용 쥐 12마리에 이식했다. 이후 ▲병용치료군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단독치료군 ▲퍼투주맙 단독치료군 ▲치료제 미사용군에 각 3마리씩 배정하고 매주 약물을 투여하며 6주간 종양 크기를 추적 관찰했다.
 
[서울=뉴시스] 치료 후 군별 종양 크기 비교. 병용치료군(C)의 종양 크기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치료군(A), 퍼투주맙 치료군(B) 보다 더 작음을 알 수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치료 후 군별 종양 크기 비교. 병용치료군(C)의 종양 크기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치료군(A), 퍼투주맙 치료군(B) 보다 더 작음을 알 수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 결과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평균 110.4㎣로, 치료제 미사용군(580.4㎣) 대비 81.0%나 감소했다. 반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단독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263.2㎣(54.7% 감소), 퍼투주맙 단독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446.9㎣(23.0% 감소)였다. 주차별 종양 크기에서도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다른 군의 종양 크기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 1저자 강민수 교수는 "병용요법의 기전은 퍼투주맙이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하는 사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효과적으로 암세포에 침투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두 약제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위암 치료에서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과 퍼투주맙의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법 비해 더 우수한 치료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입증한 최초의 전임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근거로 향후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한다면, HER2 양성 위암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교신저자 이근욱 교수는 "표적치료제는 특정 암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최근에는 내성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두 표적치료제의 병용요법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간하는 '분자 종양학 치료법'(Molecular Cancer Therapeutics)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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