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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광화문인데, 소비는 명동에서"…희비 갈린 상권[BTS 컴백]

등록 2026.03.21 17:33:16수정 2026.03.21 17: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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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컴백 콘서트 앞두고 '명동' 활발

거리 통제 들어간 '광화문·경복궁' 상인 울상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 21일 서울 중구 명동 A굿즈샵 앞에서 왼쪽부터 대만에서 온 멍제이(22)·조앤(29)·비키(26)씨가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를 들고 있다. 2026.03.21. eunduc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 21일 서울 중구 명동 A굿즈샵 앞에서 왼쪽부터 대만에서 온 멍제이(22)·조앤(29)·비키(26)씨가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를 들고 있다. 2026.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21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콘서트를 8시간 앞둔 오후 12시 서울 중구 명동역 6번 출구. 전날 발매된 BTS의 신곡 '스윔(SWIM)'이 쇼핑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장식된 가게들은 고객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경복궁 일대는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2002년 월드컵 때보다 심한 거리 통제에 손님 발길이 끊겨 평상시 대비 갑절로 준비한 음식은 제대로 팔지도 못했다.

이날 BTS 광화문 공연을 위한 안전 조치로 광범위한 교통 통제가 실시되면서 명동과 광화문·경복궁 소상공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찰 인력 6700여명이 투입되고 문형 금속탐지기(MD) 약 80대가 설치되는 등 광화문 인근의 엄격한 거리 통제로 명동 소상공인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단 분석이 나온다.

BTS 콘서트 기념 세일을 시작한 신발가게, 보라색 풍선 500개를 나눠주는 카페, BTS 컬래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식료품점 등 명동 쇼핑거리는 BTS 팬덤인 '아미(ARMY)' 모시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10~20대 관광객이 자주 찾는 굿즈샵과 액세서리점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승무원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32.7% 늘어난 109만9700명인데, 이 중 10대(39.9%), 20대(35.2%) 외국인 입국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명동 A 굿즈샵은 점심시간에도 30명이 넘는 손님들이 선 줄로 장사진을 이뤘다. 전날 출시된 BTS의 5번째 정규앨범 '아리랑(ARIRANG)'과 굿즈를 사려는 전 세계 아미들이 몰리면서 개점 3시간 만에 일일 방문 손님이 300명을 돌파했다.

대만에서 온 멍제이(22)씨는 BTS 앨범과 굿즈로 가득한 흰 종이 가방을 웃으며 들어 보였다. 아미 3년 차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BTS 공연을 보러 이틀 전에 입국했다"며 "여기서 20만원치 구입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멤버인 뷔의 포토 카드가 나와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액세서리점을 운영 중인 강모(66)씨도 "이번 주 손님이 확실히 증가했다. 평소보다 2~3배는 많이 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최근 가게 매출이 바닥을 찍는 중이었는데 요근래 늘어난 손님을 보니 반가움이 배가 됐다. 강씨는 "사실 다음 주부터 빠져나갈까 봐 걱정이 되긴 하지만 BTS 효과 때문인진 몰라도 3월 들어서 매출이 오른 건 맞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21일 경복궁의 한 거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3.21. eunduc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21일 경복궁의 한 거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통행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광화문·경복궁 소상공인들은 강한 실망감을 표했다.

광화문 공연장 인근 카페 사장 이모씨는 '아미를 환영한다'는 보라색 현수막까지 준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기대와 달리 파리만 날리는 현실이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씨는 "2002년 월드컵 때도 가게 앞까지 사람이 다 찼는데 이렇게 심하게 통제는 안 했다"며 "평일보다 장사가 안될 줄은 몰랐다. 당장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있는 손님한테도 경찰이 나가라고 할까 봐 걱정스럽다"며 혀를 찼다.

근처 김밥집 직원 B씨도 "많이 팔릴 줄 알고 식재료를 지난주보다 2배 넘게 준비했는데 반의반도 못 팔았다"며 "이렇게 철저하게 검문할 줄 몰랐는데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한숨 쉬었다.

평소 같으면 상춘객으로 발 디딜 틈 없었을 경복궁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복궁 전면 휴궁까지 겹치면서 거리가 텅 비었다.

경복궁역 인근 한복대여점 사장님 김모씨는 "지금이 대목이라 평소 200~300건 예약이 넘는 시기인데 오늘은 10건도 안 된다"며 "경찰이 담벼락에서 사진도 못 찍게 하는데 누가 빌리겠냐. 공연은 저녁은 하는데 왜 대낮부터 통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예약이 급감하면서 평상시면 10명이 상주했을 직원도 3명만 남겨뒀다.

BTS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건 경복궁에서 30년째 기념품을 팔고 있는 박모씨도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경찰이 깔리니까 누가 오겠냐. 평소 매출의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태원처럼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면 안 되니까 통제를 하는 건 맞지만 시작 시간도 너무 빨랐고 방식도 과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다음부터는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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