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함과 생동감의 균형…블레하츠와 VFCO의 베토벤 [객석에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블레하츠, 맑고 정교한 타건으로 악단과 음의 대화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악단과 협연했다. 2026.04.08. excusem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8/NISI20260408_0002105483_web.jpg?rnd=20260408113847)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악단과 협연했다. 2026.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피아노의 트릴(2도 차이 음을 빠르게 전환하는 연주법)이 귀를 간지럽힌다. 군더더기 없는 정제된 선율은 공연장을 맑게 채웠고, 객석은 숨을 죽인 채 그 흐름을 따라갔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VFCO)' 무대는 악단과 피아노가 서로 밀고 당기며 협주의 본질을 드러낸 시간이었다. 반주와 독주의 구분을 넘어, 서로 호흡하고 반응하는 유기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2005년 창단한 VFCO는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악단이다. 이번 내한은 지난달 통영국제음악제 공연에 이어 서울 무대로 이어졌다. 지휘는 가보르 터카치-너치가 맡았다.
이날 협연자는 2005년 제15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였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 제3번으로 악단과 호흡을 맞췄다.
블레하츠는 탄탄한 테크닉 위에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단단히 얹었다. 오케스트라와 선율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호흡을 이어가면서도, 카덴차에서는 정교한 기교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모든 음이 각자의 결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타건이 인상적이었다. 흐트러짐 없이 정제된 소리는 맑고 투명한 음색으로 이어졌고, 음 하나하나가 또렷한 윤곽을 지녔다.
이 같은 인상은 지휘자의 섬세한 조율 속에서 더욱 빛났다. 이날 터카치-너치는 지휘 단상에 오르지 않고 단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호흡을 맞췄다. 악단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한 선택으로 읽혔다.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악단과 협연했다. 2026.04.08. excusem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8/NISI20260408_0002105485_web.jpg?rnd=20260408113919)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악단과 협연했다. 2026.04.08. [email protected]
2악장 라르고에서는 느림의 미학이 빛났다. 피아노의 고요한 독주가 성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면, 악단이 이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각 성부는 무리 없이 연결되며 하나의 큰 흐름으로 수렴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앞선 악장의 절제와 대비되듯 빠르게 질주했고, 블레하츠는 건반을 탄력 있게 튕기듯 두드리며 연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 순간만큼은 절제해왔던 화려한 기교가 힘 있게 분출됐다. 피아노가 악장을 주도하면 오케스트라는 그 질주를 단단히 받쳐주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탄탄한 테크닉과 치밀한 해석이 맞물릴 때 작품의 생명력이 얼마나 커지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무대였다.
블레하츠는 앙코르로 두 곡을 선보였다. 먼저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스케르초로 마지막 악장의 에너지를 이어갔고, 이어 쇼팽의 프렐류드 7번으로 서정적인 여운을 남기며 밤을 물들였다.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지휘자 가보르 터카치-너치가 무대 후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04.08. excusem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8/NISI20260408_0002105487_web.jpg?rnd=20260408114002)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지휘자 가보르 터카치-너치가 무대 후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04.08. [email protected]
이어진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은 리듬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목관을 중심으로 한 리듬의 변주는 작품에 생기를 더했고, 마지막 두 악장은 절정을 향해 힘차게 질주했다. 터카치-너치는 온몸으로 단원들과 교감하며 템포를 조율했고, 춤을 추듯 유연한 지휘로 공연의 활력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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