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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로 시작한 전쟁, 칭얼거림으로 끝났다"-WSJ 사설

등록 2026.04.09 10:45:58수정 2026.04.09 13: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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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목표 달성 못한 채 전쟁 종식 원해

호르무즈 위협 유가 위험 프리미엄 될 것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다시 공격 못한다"

이란 예전처럼 종전 협상 질질 끌 가능성

[서울=뉴시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국에 불가침 보장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우라늄 농축 허용, 제재 전면 해제, 미군 철수, 피해 배상 등을 포함한 10개 종전 조건을 제시했으며, 미국이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국에 불가침 보장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우라늄 농축 허용, 제재 전면 해제, 미군 철수, 피해 배상 등을 포함한 10개 종전 조건을 제시했으며, 미국이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포효로 시작된 이란과 전쟁이 칭얼거림으로 끝난 것인가?(Did the war with Iran that began with a roar end with a whimper?)”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8일(현지시각) 트럼프의 휴전 선언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면서 쓴 사설의 첫 문장이다. T.S. 엘리어트 시 “텅빈 사람들(The Hollow Men)”에 쓰인 “세상은 굉음이 아니라 칭얼거림으로 끝났다(Not with a bang but a whimper)”라는 구절을 빗댄 표현이다. 다음은 사설 요약.

트럼프의 휴전 발표를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

트럼프는 전쟁 목표 일부를 달성했지만, 지난주 약속한 것을 거의 이행하지 못했고 이란 정권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가 전쟁 종식을 원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는 8일 이른 아침 트루스 소셜에 "세계 평화를 위한 위대한 날! 이란은 원하고 있다. 충분히 당했다! 다른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이란이 협상을 질질 끈다면 트럼프가 정말로 다시 폭격을 시작할 것인가? 회의적이다. 순식간에 생각을 바꿔온 트럼프라지만 이번에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무엇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 시설을 타격하지 않은 것은 실수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추가로 더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이란의 군과 산업 기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란 해군은 괴멸됐고, 방공망은 사라졌으며, 드론과 미사일 비축량 및 생산 능력은 상당 부분 약화됐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지만 재건하는데 몇 년은 걸릴 것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위협 지속과 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처리 문제는 실망스럽다.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의 일환으로 농축 우라늄을 넘길 것이라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이 넘기지 않으면 미국이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가져오려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하고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그럴 필요성이 있다면 휴전 이전이 더 적절한 시기였을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물릴 것인가? 징후가 좋지 않다. 트럼프가 미국과 이란이 해협에서 "합작 투자(joint venture)" 방식의 통행료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쁜 생각이다.

전쟁 이전 해협은 이란이 언제든 봉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행이 자유로운 국제 수로였다.

항행의 자유는 수백 년간 미국의 근본 원칙이었다. 중국이 대만 해협이나 말라카 해협에 야심을 품고 있다면, 이 원칙이 포기되는 것을 반길 것이다.

이란이 해협 통행 거부권을 가진다면 미국의 패배로 기록될 것이다.

휴전 소식에 유가가 급락했으나 이란의 해협 통제 가능성은 유가에 새로운 위험 프리미엄이 될 것이다. 전쟁 전 유가는 배럴당 65 달러 수준이었지만 새 하한선은 적어도 한동안 80 달러가 될 수 있다.

휴전 협상을 위해 이란이 요구한 10개항은 트럼프의 요구와 한참 거리가 멀다.

이란이 항상 그래왔듯 이번에도 합의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결코 합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회담은 2주, 3주, 몇 달로 이어질 것이다.

이란은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트럼프가 폭격을 재개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할 것이다.

트럼프 이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 불행한 진실이다.

오락가락하는 전쟁 발언과 "지옥"과 “문명 종말” 위협 속에서 나온 트럼프의 승리 주장은 전 세계에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국내외의 지지를 약화시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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