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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도와달라"…이란전 후폭풍에 中 공장 '일감 뚝' 노동자 절규

등록 2026.04.23 15: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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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기름값·물류비 폭등…전략 품목 전기차도 항구에 묶였다

"제발 도와달라"…이란전 후폭풍에 中 공장 '일감 뚝' 노동자 절규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흔들리면서 중국 제조업 현장에 원가 상승과 주문 감소의 충격이 번지고 있다. 광둥성 공장지대 노동자들은 저임금 단기 일자리마저 불안정해졌다고 호소했고, 원단업체들은 비용이 20%가량 뛰며 주문이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이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배경에도 이런 제조업 불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제조업 허브 중 하나인 광둥성 포산의 공장 거리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곳 노동자들의 시급은 18~20위안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자는 "아무도 우리 삶이 어떤지 모른다"며 "일만 하고 삶은 없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속에서도 5%대의 성장을 기록하며 버티는 듯했으나,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세계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하면서 원자재 비용과 운송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직물 시장인 광저우의 상인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원단의 주재료인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산 비용이 20%가량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비용은 올랐는데 고객들은 값을 더 치르려 하지 않는다"며 "창고에 원단만 쌓이고 주문은 끊겼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야심작인 전기차(EV)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140% 급증했으나, 중동 전쟁이 터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한 전기차 수출업자는 "지난해 수출의 90%가 중동행이었지만 올해는 전쟁 때문에 사업이 거의 중단됐다"며 "수출되지 못한 차들이 중국 항구에 그대로 묶여 있다"고 전했다.

화려한 인공지능(AI) 로봇과 첨단 기기가 즐비한 캔톤 페어(광저우 수출입박람회)의 겉모습과 달리, 중국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 상공인과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패배감과 체념이 확산하고 있다. 1년 전 미중 무역 전쟁 당시 터져 나왔던 자신감 넘치는 항전 의지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방송은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전쟁 종식을 강력히 촉구하며 외교적 중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BBC는 이는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오는 5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진단했. 채텀하우스의 위제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기를 원하며, 트럼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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