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제외, 일반건물만 적용…'건축물 점검 지정제' 논란
3000㎡ 이상 건물 강제 지정 비판…"경쟁 없이 비용만 커져"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건축물관리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안전 점검기관을 지정하는 '점검자 지정 제도'를 둘러싸고 형평성과 독점 구조 논란이 일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에 대한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도입한 제도가 실제로는 국민 재산권과 계약 자유를 제한하는 과잉 규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27일 전남에 거주하는 건물관리업 종사자 민원인 A씨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발송한 규제개혁 건의서를 통해 건축물관리법 제18조의 '점검기관 강제지정제도의 폐지와 자유 계약 방식 전환'을 촉구했다.
현행 제도상 다중 이용 건축물과 연면적 3000㎡(약 908평) 이상 집합건축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업무시설 등 상당수 중대형 일반 건축물은 '점검기관 강제지정제도' 적용 대상이다.
반면 안전 의무 관리 대상인 공동주택(아파트)은 주택관리사가 상근한다는 점에서 강제 지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지점이 민원인이 제기한 논란의 핵심이다.
A씨는 "전문가 상주를 이유로 아파트에는 자율관리 권한을 주면서 법적 자격을 갖춘 관리인이 선임된 일반 건축물과 오피스텔에는 강제 지정제를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많은 국민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은 제도 밖에 두고 비주거·준주거 건축물에만 엄격한 '지정제'를 적용하는 현재 구조는 안전 규제 체계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안전을 이유로 도입한 규제가 오히려 적용 대상 선정 단계부터 형평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점검 비용 체계는 논란을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자유 계약 기반의 소방·승강기·기계설비 성능 점검 시장에서는 경쟁을 통해 수백만원대 용역비가 크게 낮아진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건축물 안전점검 강제 지정제는 가격경쟁 자체를 차단해 특정 자격군의 수익을 보호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이를 두고 건물관리업계에서는 '법이 카르텔'을 보호하는 형국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관리 주체가 점검기관을 선택할 수 없는 구조에서 점검 비용을 특정 자격군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강제 지정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있다.
국토부는 지정제를 '점검 결과의 객관성 훼손 방지와 부실점검 예방을 위한 장치'로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현장에서는 고액 점검료와 달리 전문 장비도 없이 단순 육안 확인이나 휴대전화 촬영 수준 점검에 그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용은 고가인데 품질 관리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객관성 확보라는 규제 논리는 형식에 그친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기존 자유 선정 방식에 부실 점검 우려가 있었다며 현행 지정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사전 강제 지정제 대신 사후 감독 강화 방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한다.
관리 주체가 점검기관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되 부실점검 적발 시 등록취소, 자격정지 등 책임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경쟁과 안전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지금 제도는 안전 규제라기보다 경쟁 제한 장치로 작동하는 측면이 있다"며 "아파트는 제외하고 일반 건축물만 강제 지정하는 구조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A씨의 민원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져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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