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앞에서 "권력도 견제받아야"…찰스 3세, 웃으며 뼈 있는 한마디(종합)
美의회 연설서 행정권 견제·환경 보호·대서양 동맹 가치 강조
![[워싱턴=AP/뉴시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커밀라 왕비가 함께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1215023_web.jpg?rnd=20260429085151)
[워싱턴=AP/뉴시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커밀라 왕비가 함께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6.04.29.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전날 미국 의회 연설과 백악관 국빈만찬 발언에서 대체로 가볍고 유머 섞인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인용해 영국과 미국은 “물론 언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공유한다고 농담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비 오는 날씨를 두고 “아름다운 영국의 날”을 떠올렸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찰스 3세의 발언 곳곳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대서양 동맹의 가치를 강조했고, 미국 정부의 ‘견제와 균형’ 원칙을 언급했다. 또 오랜 관심사인 환경 보호를 꺼내 들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해군력을 깎아내린 뒤에는 자신이 영국 해군에서 복무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특히 의회 연설에서 찰스 3세는 마그나카르타가 미국 헌정 질서에 남긴 영향을 설명하며 “행정권력도 견제와 균형의 대상”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이후 행정권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발언은 단순한 역사 언급을 넘어선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목에서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찰스 3세는 환경 문제와 영국 해군 문제도 함께 꺼냈다. 그는 미국의 자연을 “가장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라고 표현하며 자연을 지킬 공동 책임을 강조했다. 또 자신이 반세기 전 영국 해군에서 복무한 사실을 언급하고, 영국이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속적 국방비 증액에 나섰다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입장도 되풀이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찰스 3세의 입장과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 영국 항공모함을 “장난감”에 비유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Britain's King Charles III, left, and President Donald Trump, right, speak as troops march past during a State Visit arrival ceremony on the South Lawn of the White House, Tuesday, April 28, 2026, in Washington. (AP Photo/Julia Demaree Nikhinson)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만큼은 비교적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의전 행사에서 대체로 원고를 벗어나지 않았고, 방문 외빈 앞에서 기자들을 대거 불러 이란이나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즉흥 발언을 쏟아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국빈만찬 중 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찰스도 나와 동의한다”고 말한 것은 어색한 장면으로 평가됐다. 영국 국왕은 정치·전쟁 현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관례를 지키기 때문이다.
찰스 3세는 백악관 만찬에서도 양국 관계의 과거 균열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57년 수에즈 운하 위기 이후 미국을 방문했던 일을 떠올리며, 미·영 관계가 과거에도 어려운 순간을 겪었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방문이 이란전과 나토 문제로 벌어진 미·영 갈등을 단숨에 봉합하기는 어렵지만, 영국 왕실이 양국 관계를 다시 다독이는 외교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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