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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디서 돈 빌리나"…대출규제에 갈 곳 잃은 서민들[규제의 역설③]

등록 2026.05.03 10:00:00수정 2026.05.03 1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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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문턱 높이고 2금융권도 위축

카드론 찾는 취약층 제도권 밖 위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서울시내 한 거리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널려있다.(사진=뉴시스DB)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서울시내 한 거리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널려있다.(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금융권 대출 문턱이 일제히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시중은행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의 2금융권과 제도권 밖 연쇄 이탈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조7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467억원 대비 37.3% 감소했다.

중금리 대출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정책성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공급 자체가 위축되면서 정책 실효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을 좁히는 배경에는 건전성 악화가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가파르게 치솟자 신규 여신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6%대를 넘어섰다. 조달 금리는 오르는데 법정 최고금리(연 20%)는 묶여있고, 부실 채권 마저 확대되는 '3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32조7000억원으로 전년(46조2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기조 속에 은행들이 우량 차주 위주로 여신을 재편한 결과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밀려난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카드론은 금리가 연 14~18% 수준의 고금리 상품인 만큼, 취약 차주일수록 이자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카드론 증가세 관리에 나서면서 자금 접근성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에 연간 대출 증가율을 1~1.5%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전달했는데, 상반기 내 카드론 공급마저 '셧다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에 취약 차주 상당수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대부업 이용자는 71만4000명으로 전년 말보다 1만4000명(2.0%) 줄었고, 대출잔액도 12조2105억원으로 2.4% 감소했다.

대부업계 역시 조달 비용 부담에 금융당국의 규제 가능성을 의식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특정 대출 취급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사다리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 유도와 총량 규제 제외 인센티브 확대 방안 등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소외 계층의 구조적 확대라는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급을 과도하게 틀어쥘 경우 취약 차주가 더 높은 금리 시장으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융사의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분담하는 정책금융 확대 등 제도권 내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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