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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이라 항암 망설였는데"…3기 이상이면 생존율↑

등록 2026.05.04 10:06:25수정 2026.05.04 1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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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결장암 환자 '맞춤형 항암 전략' 근거 마련

75세 이상도 고위험 3기라면 항암치료 실익 뚜렷

[서울=뉴시스] : 5년 전체 생존율로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의 위험도 및 병기별 항암치료 효과 비교 그래프다. 빨간선은 항암치료 시행, 파란선은 항암치료 미시행을 의미한다. 전체 고령 환자군(A), 고위험 2기(B), 저위험 3기(C), D(고위험 3기) 가운데 고위험 3기 군에서 항암치료 유무에 따른 그래프 간격이 가장 극명하게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고령 환자라도 고위험 3기군에서는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 5년 전체 생존율로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의 위험도 및 병기별 항암치료 효과 비교 그래프다. 빨간선은 항암치료 시행, 파란선은 항암치료 미시행을 의미한다. 전체 고령 환자군(A), 고위험 2기(B), 저위험 3기(C), D(고위험 3기) 가운데 고위험 3기 군에서 항암치료 유무에 따른 그래프 간격이 가장 극명하게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고령 환자라도 고위험 3기군에서는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결장암 환자의 항암 치료에 있어 연령보다는 암의 병기와 위험도에 기반한 치료 전략이 생존율 높이는 핵심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윤석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교수(대장항문외과)를 중심으로 한 5개 병원 연구팀(제1저자 배정훈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은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보조 항암화학요법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전 세계 암 발생률 3위인 대장암은 매년 190만 명 이상이 진단받는 대표적인 현대 질환이다. 보건복지부 '2023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 발생은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대장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구분되는데, 대장암 발생 3만2610건 중 결장암이 1만7103건(52.4%)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 중 3분의 1 가량인 5944명(34.8%)이 7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발생 양상의 변화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국내 고령층의 직장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에 있는 반면, 결장암은 매년 증가하며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결장암은 발견 시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화학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의 체력 저하와 부작용 우려 명확한 임상 데이터의 부재라는 장벽에 부딪혀 항암치료 시행 여부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가족 모두 딜레마를 겪어왔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윤석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서울·여의도·의정부·인천·성빈센트병원)에서 결장암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저위험 3기 및 고위험 2·3기 환자 158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75세 이상 고령 환자 394명을 선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184명(46.7%)만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5세 미만 환자군의 항암치료 비율인 87.9%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로, 임상 현장에서 고령 환자에 대한 항암치료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효과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고령 결장암 환자 394명을 ▲고위험 2기(164명), ▲저위험 3기(108명), ▲고위험 3기(122명)의 세 그룹으로 분류해 비교 분석했다.

가장 유의미한 효과는 '고위험 3기'로 암세포가 장막을 뚫었거나 주변 장기까지 침범한 경우(T4) 또는 전이된 림프절이 4개 이상인 경우(N2)에서 나타났다.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시행 시 5년 전체 생존율은 78.6%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미시행군(49.1%) 대비 29.5%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완치 척도로 불리는 5년 무병 생존율 역시 48.2%에서 69.3%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고위험 2기와 저위험 3기 그룹에서는 항암치료의 유의성이 고위험 3기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모든 고령 환자에게 일률적인 치료를 적용하기보다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초고령 사회 진입에 발맞춰 고령 결장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치료를 망설이던 환자들에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고위험군에서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강력한 근거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그동안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던 관행을 깨고, 적극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1저자인 배정훈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모든 의료의 핵심은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다각도로 검토해 치료 유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철저한 사전 평가를 바탕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한다면,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도 생존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지난해 열린 미국대장항문학회 'ASCRS 2025'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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