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와도 교섭"…이유는 한달 뒤 통보에 기업 '혼란'[노란봉투법 100일]
노란봉투법 100일, 지노위 신청 438건…중노위 재심도 시작
한화오션의 '구내식당' 사용자성 인정…"노조법 범위 애매모호"
결과는 즉시 통보하지만 판정문은 한달 걸려…기업 혼란 지속
"개별적 분쟁도 3개월 후 판정…기간 늘려야 신뢰성 높아질 것"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21202450_web.jpg?rnd=20260310102750)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지난 17일 시행 100일을 맞은 가운데, 최근 생산 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구내식당 하청업체의 기업들까지 사용자성을 인정 받으면서 산업계에 교섭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노동위원회의 판정서는 결과 발표 한 달 뒤 통보돼 대기업들의 혼란은 더욱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 13건 중 9건 사용자성 인정…비제조업체도 교섭 요구
현행 개정 노조법에서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하청업체의 직원들에게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이 이를 공고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에 시정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사용자의 하청에 복수노조가 존재할 때 교섭 단위를 분리해달라고 신청하면서 원청의 교섭 의무 여부를 판단받는 방식이다.
두 방식은 지노위와 중노위를 거친 후 사법 판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 먼저 원청이나 하청 노조가 지노위의 판정에 불복할 경우 판정서를 송달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재심 결정에도 불복하는 원청 또는 하청 노조는 판정서 수령 이후 15일 이내 법원에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노란봉투법 관련 중노위 재심 사건 심문회의 현황](https://img1.newsis.com/2026/06/19/NISI20260619_0002165585_web.jpg?rnd=20260619172813)
[서울=뉴시스] 노란봉투법 관련 중노위 재심 사건 심문회의 현황
현재 중노위의 재심 판정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중노위에 따르면 17일 기준 개정 노조법과 관련된 재심 사건은 총 13건이며 그 중 9건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 중 구내식당 직원들의 '진짜 사장'이 원청 대기업이라는 판단이 나오면서 생산과 관계 없는 지원 직군까지 교섭이 확장될 예정이다.
중노위는 15일 한화오션의 급식·세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협력업체 웰리브지회가 직접 교섭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며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웰리브지회에는 한화오션의 사내 급식뿐만 아니라 통근 버스 운행, 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도 포함돼 있다. 중노위의 이번 판단으로 한화오션의 선박 제조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들도 실제 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조선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15일) 성명을 내고 "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에서 공장 구내식당 등은 도급 위임 계약상의 일반적 지시권이 인정돼 원청의 하청기업 소속 조합원에 대한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예시하고 있다"며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의 상대방을 확장할 경우 단체교섭을 둘러싼 산업 전반의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을 통해 "일반적 도급계약 관계에서 납기 및 품질 요구, 거래조건 협상·변경, 발주서 및 그에 준하는 시스템에 따른 작업이행 요구 등의 경우를 곧바로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일반적 도급계약 관계의 예시로 '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업무를 하는 사내 협력업체에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배식업무를 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를 명시했다. 구내식당에 대한 원청의 작업 요구는 구조적 통제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지침이 한화오션에 대한 중노위의 '사용자성 인정' 판단과 배치되면서, 개정 노조법의 조항 자체가 애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도급관계로서 구조적 통제로 보기 어려운 하청 협력업체까지 적용 범위로 들어오는 것은 노란봉투법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다"며 "중노위가 노동부의 해석 지침을 따르지 않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이 부실할 때는 내용을 엄격하게 해석해 지나친 확산을 막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결과 발표 후 판정서 나오기까지 한 달…"판정 기간 자체를 늘려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지난 3월 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정 노동조합법 현장안착을 위한 고용노동부-노동위원회 공동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4.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04/NISI20260304_0021195277_web.jpg?rnd=20260304145931)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지난 3월 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정 노동조합법 현장안착을 위한 고용노동부-노동위원회 공동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노동위의 결정 이후 판정서가 송달되는 데까지 한 달이 걸리는 구조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위원회법에 따르면 노동위는 부문별위원회의 의결결과를 '지체 없이'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고 판정서를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배포해야 한다. 재심에 대한 '초심 유지' 여부는 즉시 통보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판정서는 30일 이내에 송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남지노위는 4월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신청한 한화오션의 사용자성 판단을 인용하고 나서 정확히 30일 후에 판정문을 송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개별적인 분쟁도 3개월 후에 판정 결과가 나오는데, 사용자성을 다투는 복잡한 권리 분쟁을 이렇게 짧게 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몇 개월이 걸리더라도 노동위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료 검토를 해야 신뢰할 수 있는 판정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 발표 후 판정서 송달 시한을 한달로 규정하기보다 판정 기간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판정문을 통해 결과를 알려줬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노사 간의 갈등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결과를 미리 알려주는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성을 자문해주는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판단지원위)의 실효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판단지원위는 개정 노조법에 따라 확대된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해당 여부 등에 대한 행정해석을 지원하기 위해 2월 24일 출범한 노동부 산하 자문기구다.
노동위에서 동일 사안에 대한 접수가 이뤄질 경우 판단지원위는 자문을 종료한다. 판정문이 나오기 전에 구체적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기업은 해당 시기 자문을 받을 수 없고, 중노위 신청 전 판단지원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판단지원위의 자문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동부는 4월 8일 판단지원위의 자문을 거쳐 국세청이 콜센터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및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개선' 의제에 있어 원청 사용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노동부의 첫 사용자성 판단이며 3월 12일 접수된 이후 28일만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보통 노동위의 판정은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판단지원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차라리 빨리 노동위의 판단을 받은 후 재심 신청 등의 조치를 신속히 취하는 것이 기업에 이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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