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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대중성·코어 사이 해답 찾았죠"…알을 깨고 나온 '초자아'

등록 2026.08.07 08:35:11

오늘 새 앨범 '하이퍼 에고(Hyper-Ego)' 발매

"보컬 애정하는 멤버 모두 랩 도전"

[서울=뉴시스] 아르테미스. (사진 = 모드하우스 제공) 2026.08.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르테미스. (사진 = 모드하우스 제공) 2026.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54년 만에 달을 향해 날아올랐으나 표면에 착륙하지 않고 궤도를 돌며 심우주 생존을 증명한 '아르테미스 2호'. 이 우주선의 궤적은 기묘하게도 그룹 '아르테미스'(ARTMS)가 7일 오후 1시 내놓는 새 앨범 '하이퍼 에고(Hyper-Ego)'가 그리는 철학적 서사와 맞닿아 있다.

멤버 하슬의 어깨 수술로 인한 물리적 부재 속, 4인(희진·김립·진솔·최리) 체제로 컴백한 이들은 결핍을 변명하거나 전시하는 대신 '부재를 통한 현존'을 증명한다. 인트로 트랙 '프롬 윙스 투 솔(From Wings To Soul)'에 맴도는 하슬의 목소리는 다분히 달 궤도의 전초기지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를 닮았다. 표면에 직접 닿지 않고도 앨범 전체의 서사를 관장하는 중심축으로 작동하며, 역설적인 연대의 미학을 완성한다.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희진은 "과거의 앨범이 상처받은 자들의 모임이자 위로였다면, 이번 앨범은 그 상처받은 영혼들이 새로운 자아를 찾고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를 확장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이들의 진화는 맹렬하다. 전작 '버추얼 에인절(Virtual Angel)'이 직조했던 성스럽고 정교한 구원의 세계를 스스로 부순 이들은, 선공개곡 '본 스터너(Born Stunner)'의 묵직한 베이스 드롭으로 기존의 규칙을 과감히 깬다.

이들은 '이달의 소녀'(이달소) 출신으로 데뷔 10년 차를 맞았다. 김립은 "우리 안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고 콘셉추얼한 도전을 계속하고 싶었다"며 "처음엔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갖고 불안해하기도 했어요. 대중성과 코어 팬층의 심도 깊은 음악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딜레마가 있었지만, 이번 곡이 그 훌륭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악적 궤도 이탈 역시 파격적이다. 하이퍼팝(Hyperpop)과 제이코어(J-Core)를 결합한 극단적 장르의 곡 '블루 블러드(Blue Blood)'는 피가 붉다는 생물학적 진리를 부정하고, 특별한 푸른 피가 흐른다는 믿음을 노래한다. 취약한 육체를 넘어 스스로 신화적 초자아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다.
[서울=뉴시스] 아르테미스. (사진 = 모드하우스 제공) 2026.08.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르테미스. (사진 = 모드하우스 제공) 2026.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음악의 변화는 곧 자아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김립은 "네 명 모두 보컬을 좋아하고 자신의 음색을 돋보이고 싶어 했지만, 전원이 랩에 도전했다"며 "랩을 하면서 내가 모르는 나의 목소리, 나도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고 짚었다. 비주얼에 대해서도 진솔은 "단순하지만 확실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영화 '킬빌(Kill Bill)'을 레퍼런스 삼아 교복과 무기라는 이질적인 설정을 섞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시각적 텍스트는 더욱 치밀하게 얽혀 있다. 진짜와 가짜 뮤직비디오를 동시에 공개하며 하이퍼 리얼리즘(Hyper Realism)을 표방한 이들은, 고도로 조작된 아이돌 산업 안에서 수용자에게 "어떤 게 진짠지?"라고 되묻는다. 거대한 서사를 스스로 해체하는 이 '포스트 내러티브(Post-Narrative)'의 시대착오적 전위성은 결국 팬덤의 적극적인 독해를 통해 완성된다.

희진은 1년에 한 번 씩 있는 자신들의 프랑스 파리 투어 공연 때만 밖으로 나오는 팬의 모친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던 일화를 전하며 "우리의 세계관은 일방적으로 정해져 있다기보다, 팬분들이 주시는 영감을 바탕으로 같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중력을 완전히 벗어나기 위한 탈출 속도는 필연적으로 크나큰 마찰열을 수반한다. 그러나 궤도 이탈의 끝에서 이들이 마주한 것은 거대한 미지 앞의 고독이 아니라, 스스로 낡은 틀을 부수고 나아가는 자의 해방감이다. '초자아'의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아르테미스의 눈부신 비행이 막 시작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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