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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아빠 되는데…" 무면허 지게차 몰다 죽게 된 '깁스 청년'

등록 2026.06.22 16: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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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영균씨 유족·노동단체 "철저한 진상 규명을"

"고객 차량 다니는 지하주차장서 작업, 말이 안 돼"

"계약직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어…쉬는 날에도 연락"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2일 오후 제주시 오라동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사망사고 작업자 故김영균씨의 유족들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2.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2일 오후 제주시 오라동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사망사고 작업자 故김영균씨의 유족들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2.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오영재 기자 = "우리 아들 같이 희생되는 청년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

제주 하귀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게차 작업 중 숨진 고 김영균(20대)씨의 아버지 A씨는 22일 취재진에 이 같이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제주본부는 이날 오후 김씨의 유족들과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제 막 장례를 치른 유족들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과 함께 경찰, 고용노동부 등을 향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유족 B씨는 "김씨는 6월7일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다"며 "깁스를 한 상태에서 양발운전을 해야 하는 지게차를 왜 몰게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또 "영균이는 사고 당일인 19일 병가를 쓰려고 했으나 사측에서 연차를 쓰라고 해 결국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며 "2주 뒤에 자녀가 태어난다. 아내와 애를 돌보기 위해 연차를 아껴야 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영균이는 특수운전면허가 없고 지게차 운전을 하기 싫어했다"며 "하지만 계약직 직원이 신분을 유지하려면 사측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러다 사고가 나니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유족 C씨는 "김씨의 어머니가 지난해 말 영균이가 지게차 운전하는 것을 알고 다른 업무하면 안되냐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지게차 운전 안 하면 회사 못 다닌다'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고 호소했다. 또 "어머니가 매일 안전하게 운전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2일 오후 제주시 오라동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사망사고 작업자 故김영균씨의 유족이 발언하고 있다. 2026.06.22.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2일 오후 제주시 오라동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사망사고 작업자 故김영균씨의 유족이 발언하고 있다. 2026.06.22. [email protected]

D씨는 "농사를 하는 저는 지게차를 수년간 몰았다"며 "사고 당일에 비가 많이 내렸다. 바닥도 미끄러운 지하주차장에서 지게차로 이동하는 업무를 시키는 것 자체가 안전 대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유족 E씨는 "건설현장이나 제조업 공장을 가도 지게차 작업 구역 주변에 신호수 또는 안전관리자가 배치되는데 이런 게 하나도 안 지켜졌다"며 "관리감독자인 점장은 몰랐다고 한다. 굉장히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사회 청년들의 일자리 환경이 이런 상태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찾기 어렵고 단기계약으로 있다가 사측이 요구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개인의 억울한 희생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 F씨는 "영균이는 근무 시간이 아닌데도 사 측이 전화해서 '영균아 발주 넣어줘' '영균아 이거 재고조사 해줘라'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집에 있을 때도 연락이 오고 했다. 쉬는 날에도 마트 간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제주=뉴시스] 19일 오후 제주시 모 하나로마트에서 지게차 깔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2026.06.21.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19일 오후 제주시 모 하나로마트에서 지게차 깔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2026.06.21. [email protected]

김은정 마트노조 제주본부장은 "사고 당시 지게차 작업 지시자가 있고 업무배치를 한 사람이 있을 텐데 이 부분은 농협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며 "내부에서 쉬쉬하고 묻히는 것이 아니라 노동부, 경찰을 포함해 지역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밝혀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귀농협 측은 "이번 사고로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현재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경위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균씨 산재 사망사고는 지난 19일 오후 3시22분께 발생했다. 김씨는 당시 지게차에 채소를 싣고 지상 1층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에 깔려 숨졌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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