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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잠실 봉쇄 18일째, 경찰의 기준은 어디에 있나

등록 2026.06.22 16: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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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잠실 봉쇄 18일째, 경찰의 기준은 어디에 있나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불법 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원칙이다. 경찰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와 관련해 총 36건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아선 업무방해 행위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시위가 18일째 이어지는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은 엄정 대응보다 설득과 경고, 사후 수사에 무게를 둔 대응이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 단체들은 개표소 시위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정상적인 사무실 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 장비 반출과 시설 이용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일부 단체는 임시 사무실까지 마련했다. 지난 16일엔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시위대에 막혀 발길을 돌린 일도 있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의 의사 표현은 최대한 보장하되 폭행이나 업무방해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16일 체육회 관계자들의 출입을 적극적으로 막은 9명에 대해서는 출석 요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의 고민도 이해할 만하다. 이번 시위는 통상적인 집회와 결이 다르다. 뚜렷한 주최자가 없고 참가자들의 주장도 다양하다. 선거 결과에 대한 문제 제기와 참정권 침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뒤섞여 있어 경찰 역시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섣부른 강제 조치가 더 큰 충돌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문제는 신중함 자체가 아니다. 공권력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 시민들이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지난 5일 경찰은 투표함 이송 과정에서는 기동대를 투입해 통행을 확보했다. 선거 관리라는 공적 절차가 방해 받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반면 지금은 체육 단체들의 출입이 장기간 제한되고, 일부 단체가 임시 사무실을 마련할 정도의 업무 차질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화 경찰을 통한 설득과 경고, 사후 수사에 머물고 있다.

물론 두 상황은 동일하지 않다. 경찰은 당시엔 선관위의 공식 요청이 있었고 개표 절차를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판단 기준이다. 어느 수준의 출입 방해부터 업무방해가 되는지, 어떤 경우 기동대를 투입해 통행을 확보하고 어떤 경우 설득과 경고에 머무르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사회에서 존중 받아야 할 권리다. 그러나 그 자유가 제3자의 업무 수행과 시설 이용을 장기간 제약하는 상황까지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공권력의 역할은 그 경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일관되게 적용하는 데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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