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멀어진 韓증시…원화 개방·환율 안정 딜레마
MSCI, 원화 역외결제 불가·야간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 지적
정부, 39개 개선과제 중 25개 완료…"핵심 과제는 시행 전"
전문가 "원화 개방 요구가 핵심…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
정부 "원화 접근성 높이되 외환시장 안정도 함께 고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8203.84)보다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에 마감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39.1원)보다 2.7원 오른 1541.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모습. 2026.06.24.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4/NISI20260624_0021334486_web.jpg?rnd=20260624155414)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8203.84)보다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에 마감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39.1원)보다 2.7원 오른 1541.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모습. 2026.06.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에 또 실패했다.
정부가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화의 역외 결제 불가'와 '야간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이 여전히 편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MSCI 편입을 위해 역외 원화 거래를 확대할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시장 접근성을 높이되 환율 불안을 키우지 않도록 속도 조절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韓 증시, MSCI 관찰대상국 등재 또 실패…12년째 신흥시장 머물러
이로써 한국은 2014년 MSCI 선진시장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 12년째 신흥시장 지위에 머물게 됐다.
MSCI 지수는 전세계 증시를 ▲선진국 시장 ▲신흥국 시장 ▲프론티어 시장으로 분류한다.
이중 MSCI 선진국지수는 글로벌 펀드자금이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규모가 가장 큰 지수로, 추종 자금은 약 16조5000억 달러, 한화로 약 2경5479조원에 이른다.
선진국 지수는 신흥국 지수보다 추종자금이 5~6배 커, 주식시장에 막대한 투자자금이 유입된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우선 관찰대상국에 오른 뒤 글로벌 투자자 의견 수렴과 추가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이번에는 편입 논의의 출발점인 관찰대상국 등재 단계도 넘지 못한 셈이다.
MSCI "원화 역외 결제 어렵고 야간 유동성 부족"
MSCI는 "원화는 역외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고, 연장된 외환거래 시간대의 역내 유동성도 선진시장 수준의 원활한 주문 집행을 뒷받침하기에는 대체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해외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사고팔거나 실제 원화로 결제하기 어렵고, 야간 시간대에도 원하는 규모의 환전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원화는 역외 시장에서 실물 통화가 오가는 방식이 아니라, 환율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운용사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사고팔 때 필요한 환전과 결제 과정이 선진시장 통화보다 복잡하고, 운용 유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MSCI의 지적이다.
정부, 39개 개선과제 추진…"핵심 외환 과제는 아직 시행 전"
정부는 지난 1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을 발표하고 외환·자본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달 21일 기준 39개 과제 중 25개(64%)가 완료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고팔 때 필요한 결제 절차를 일부 간소화했다. 여러 투자자의 주문을 한 계좌로 모아 처리하더라도 실제 결제는 펀드별로 나눠 할 수 있게 했고, 외국 법인이 국내 계좌를 만들 때 내야 하는 서류 부담도 줄였다. 해외 거래소에서 코스피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 제한도 없앴다.
그러나 일부 과제는 아직 시행 전이고, 이미 완료된 과제도 해외 투자자들이 실제 거래 과정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실제 MSCI가 핵심 쟁점으로 본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은 아직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오는 29일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위한 시범거래를 시작하고, 다음 달 6일 본거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원화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역외 원화결제망 구축도 아직 시행 전이다. 정부는 이달 정보기술(IT) 테스트를 거쳐 오는 9월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내년 1월 본 운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전문가 "야간 유동성 확보·환율 변동성 관리 병행해야"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역외 원화 거래를 넓히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MSCI가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원화를 제3국에서도 거래 가능한 통화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다만 원화가 국내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제3국에서 제3자끼리 거래되면 투기적 거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결국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라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주식 투자자가 고통을 받지만, 환율이 크게 뛰면 모든 국민이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명예교수도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가 얼마나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느냐가 MSCI 선진시장 편입의 걸림돌"이라면서도 "원화 국제화가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환율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감수하고 원화 국제화를 더 추진할 것이냐, MSCI 편입 이익은 늦어지더라도 관련 규제 완화를 천천히 할 것이냐의 딜레마"라며 "현재로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보다 외환시장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을 키우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보완이 계속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환시장 접근성의 한계와 새로운 공매도 규제에 따른 투자자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단순히 거래 시간 연장에 그칠 것이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야간 시간대 원화 유동성을 실질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원화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은 유지하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로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망을 통해 내년부터 일정 부분 외국인들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필요하면 추후 원화 국제화 차원에서 더 개방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양면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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