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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찜통', 안은 '냉장고'…온도 차에 냉방병 환자 속출

등록 2026.08.09 08:05:00수정 2026.08.09 08:08:16

병원 냉방병·호흡기 환자 증가…진료 대기만 40분

직장인 "한여름에도 가디건"…실내외 온도차 주의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인천 시내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열기를 뿜어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026.08.04.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인천 시내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열기를 뿜어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김서하 인턴기자 =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두통이나 인후통, 소화불량 등 이른바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바깥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다 실내에서는 강한 냉방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내과 대기실에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들 사이로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잇따랐다. 특히 감기 증상보다는 메스꺼움이나 울렁거림, 소화불량 등 위장 증상으로 진료를 받으러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근 이비인후과는 더 붐볐다. 병원 관계자가 "진료를 받으려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할 정도로 대기 환자가 밀려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모부터 어린아이,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이 대기실을 채웠다. 곳곳에서 콧물을 훌쩍이거나 기침하는 소리가 이어졌고, 한여름 더위에도 마스크를 쓴 채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눈에 띄었다.

병원 관계자는 "오전 진료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냉방병 증상으로 온 환자가 벌써 4명 정도 된다"며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냉방을 오래 하다 보니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계속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최근 더위를 피해 냉방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30대 주부 김모씨는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려 병원을 찾았다"며 "체한 것도 아닌데 입맛도 없고 이런 증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낮에는 너무 더워 거의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두고, 외출해도 카페 같은 실내에만 있게 된다"며 "집에서는 온도를 아주 낮게 설정하지도 않는데 밖과 안의 온도 차가 워낙 커 몸에 무리가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모(29)씨도 "지난주부터 콧물이 나고 목이 칼칼했는데 어제부터는 두통과 설사까지 생겨 쉬는 날 병원을 찾았다"며 "처음에는 에어컨을 많이 쐬어서 그런가 했는데 목과 코 사이가 많이 부었다며 감기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6일 낮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2026.08.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6일 낮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2026.08.06. [email protected]


냉방이 강한 사무실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한여름 가디건이나 긴팔 옷은 사실상 필수품이 됐다.

직장인 유다빈(28)씨는 "사무실 온도가 항상 23~24도로 유지되고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는 굉장히 춥다"며 "회사에서 제공하는 가디건을 꼭 입는다. 춥다고 느껴도 다른 직원들이 더위를 많이 타 온도를 올려달라고 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김채린(28)씨도 "사무실이 중앙제어라 24도로 고정돼 있는데 오래 앉아 있으면 춥게 느껴진다"며 "두통과 인후통, 근육통이 생겨 코로나인 줄 알고 병원에 갔는데 냉방병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대성(37)씨는 "여름이 되면 회사에 긴팔 옷을 아예 두고 다닌다"며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맞고 퇴근하면 몸이 으슬으슬하고 몸살 기운처럼 피곤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기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 비해 더위의 기세가 조금 꺾이는 수준일 뿐 평년을 웃도는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실내 냉방기 사용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내외 온도 차에 따른 건강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기보다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풍향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냉방 중에도 2~4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하고, 갈증이 없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체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냉방병은 증상만으로는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다"며 "감기는 보통 2~3일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에 계속 노출되면 일주일 이상 증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며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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