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에어컨 논란…英 철거 명령 반발·佛은 美 조롱에 발끈
파리 부시장 "'美 '에어컨 냉방' 생활방식, 유럽 폭염 사태에 책임져야"
英 지자체, 폭염에도 '탄소 배출' 규정 위반으로 가정집 에어컨 철거 명령
![[서울=뉴시스]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 속에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에어컨이 나오는 이케아(IKEA) 매장의 침대와 소파에 누워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출처: 엑스 캡처) 2026.06.29.](https://img1.newsis.com/2026/06/29/NISI20260629_0002172948_web.jpg?rnd=20260629150850)
[서울=뉴시스]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 속에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에어컨이 나오는 이케아(IKEA) 매장의 침대와 소파에 누워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출처: 엑스 캡처) 2026.06.2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유럽내 낮은 에어컨 보급률이 논란이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고위 당국자는 미국 언론과 유명 인사들이 프랑스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을 문제 삼자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유럽에 닥친 폭염에 책임져야 한다고 공개 반발했다. 영국에서는 폭염에도 '탄소 중립(Net zero)' 규제 때문에 에어컨 철거 명령이 내려져 논란이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국제 담당 부시장인 오드리 푸르바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국 언론인들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며칠째 파리는 방마다 에어컨이 없다고 도시를 비난하고 조롱했다"며 "참 아이러니하다"고 적었다.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지구 온난화와 지금 우리가 프랑스에서 겪는 폭염의 책임을 상당 부분 져야 한다"며 "도시의 90%가 에어컨으로 냉방되는 여러분의 생활 방식은 이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그만 설교하고 각자 할 일을 하자"고 했다.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모스크는 지난 23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인의 에어컨 반대는 미국식 여름나기가 맞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불편한 심리에 가깝다'는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답변을 갈무리한 게시물을 공유한 뒤 "대박(banger)"이라고 힘을 실었다.
프랑스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25%로 미국·일본(90%)은 물론 스페인·이탈리아(50%) 보다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는 에어컨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왔다. 특히 환경 단체들은 에어컨이 기후위기를 도리어 악화시킨다고 비판해왔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78%가 에어컨이 환경에 해롭다고 답했다. 응답자 6명 중 1명은 지구를 위해서라면 더위를 견디겠다고 밝혔다.
다만 40도에 달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프랑스에서도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는 등 에어컨 확대를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영국 각지에서는 집 주인들이 탄소 중립 관련 규제 때문에 가정에 설치한 에어컨을 철거하라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요구를 받는 사례가 속출했다. 영국 건축 규정상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가동하는 등 수동 냉각 수단을 모두 활용한 이후 에어컨 같은 능동 냉각 수단의 가동이 허용된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설치에 별도 허가가 필요하지 않지만 보존지구 등 특정 지역에서는 개별 허가가 필요하다. 주민들이 허가된 줄 알고 에어컨을 설치했다가 뒤늦게 지자체 단속에 걸려 철거를 요구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런던 북부 캠던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에 설치한 에어컨 2대를 영구적으로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캠던 당국은 에어컨 설치에 정당한 근거가 없다면서 '냉각 서열' 원칙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캠던 당국은 이 주민에게 창문과 발코니 문을 열어 집 안을 식히는 등 자연적 수단을 쓰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캠던 주민은 절차상 요구 조건을 모두 준수했지만 에어컨 3대를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캠던 당국은 천장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며 규정 외 사항을 심사에서 지적했다.
에어컨 설치업체들은 텔레그래프에 "런던 곳곳에서 수천 파운드짜리 멀쩡한 에어컨을 뜯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당은 "다른 나라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현대적 편의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탄소 중립 사고방식 때문에 영국이 암흑 시대에 갇혀 있다"며 관련 규정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영국 정부와 지자체는 에어컨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환경의 이익을 관리하려는 규정이라고 옹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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