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고 공급망 흔들리는데…호르무즈 충격, 중국은 비켜갔다
中, 비축유·태양광·배터리 앞세워 에너지 충격 흡수
日·인도·동남아는 비료·연료·원자재값 급등에 생산 차질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문제를 논의한 이란 고위 협상단이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방안을 협의했다. 알자지라와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를 찾아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사진은 2026년 6월11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2026.06.23.](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2167566_web.jpg?rnd=2026062310050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문제를 논의한 이란 고위 협상단이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방안을 협의했다. 알자지라와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를 찾아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사진은 2026년 6월11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2026.06.23.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중동 위기가 세계 공급망을 흔드는 사이 중국이 제조업 경쟁력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핵심 길목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원유의 약 80%, 천연가스의 약 9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해협이 막히거나 선박 운항이 불안해지면 원유·가스뿐 아니라 플라스틱·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반도체 공정과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쓰이는 헬륨,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구리·니켈 등 핵심 광물을 정제할 때 필요한 황 공급까지 흔들린다.
워싱턴의 아시아 공급망 분석회사 아시아그룹은 중국이 석유·가스 비축분을 풀고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는 한편 보조금과 태양광·배터리 산업을 활용해 충격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도와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는 연료비와 비료값, 자동차·니켈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은 이미 여러 나라에 경제적 타격을 줬다. 에너지와 비료, 화학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산업은 원료를 제때 들여오지 못해 생산을 줄이고 비용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신화/뉴시스] 중국 칭하이성 티베트 고원에 조성되고 있는 타라탄 태양광 패널 농장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다.2025.08.2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1/NISI20250821_0001923213_web.jpg?rnd=20250821102011)
[신화/뉴시스] 중국 칭하이성 티베트 고원에 조성되고 있는 타라탄 태양광 패널 농장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다.2025.08.21.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아그룹은 이 같은 상황이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봤다. 중국 정부가 가격 통제와 수출 제한, 보조금, 환율 관리를 동원해 외부 충격을 눌렀고, 그 결과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에 공장을 두는 편이 더 싸고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다시 커졌다는 것이다.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자 아시아그룹 공동창업자인 커트 캠벨 회장은 NYT에 이번 위기에서 “중국이 승자”라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도 일부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며칠 사이 이란과 미국이 다시 무력 충돌과 위협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불안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이데라바드=AP/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재택근무와 소비 절제를 권고했다. 2018년 9월10일(현지시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오토바이에 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2026.05.13.](https://img1.newsis.com/2026/05/13/NISI20260513_0002134016_web.jpg?rnd=20260513103338)
[하이데라바드=AP/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재택근무와 소비 절제를 권고했다. 2018년 9월10일(현지시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오토바이에 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2026.05.13.
중국은 에너지 비축분을 풀고 정유업체가 수출을 마음대로 늘리지 못하도록 제한과 할당량을 적용해 높은 국제 에너지 가격의 충격을 줄였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중국이 덜 사들인 만큼 국제시장에는 다른 나라가 살 원유가 더 남았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부담은 훨씬 크다. 인도에서는 비료와 연료, 식품 가격 상승이 정부에 대한 정치적 반발을 키우고 있다. 인도 전체 노동자의 4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만큼, 비료값 상승은 농가와 농업 노동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도 에너지값 상승을 보조금으로 막느라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방위예산의 절반에 맞먹는 돈을 연료 보조금에 쓰고 있어, 에너지값 상승이 곧바로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알루미늄과 나프타 가격 상승 및 공급 부족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축소와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5일(현지시각) 미 매케인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VOA) 2024.12.7.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07/NISI20241207_0001722837_web.jpg?rnd=20241207060232)
[서울=뉴시스]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5일(현지시각) 미 매케인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VOA) 2024.12.7. *재판매 및 DB 금지
에너지 위기가 길어질수록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대형 배터리 저장장치, 전기차에 더 의존하게 됐다. 이 분야는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산업이다. 아시아그룹은 중국 밖에서 생산하는 비용이 올라가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려던 흐름도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받은 호르무즈 충격은 자체 에너지 생산 덕분에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반도체와 변압기, 구리 같은 핵심 자재 공급이 흔들리면 AI 데이터센터 건설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경우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장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캠벨 회장은 여러 국가가 이미 큰 충격을 받았고 공급망 곳곳에서도 차질이 커졌으며, 위기가 이어질 경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과 한국 등 일부 국가는 그동안 충격을 흡수해온 비축분을 상당 부분 소진했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항공유와 경유 비축분이 사실상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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