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호르무즈 합의 '역풍'…이란에 해협 통제 명분 줬나
등록 2026.07.13 12:47:17수정 2026.07.13 13:36:24
트럼프 "해협 재개방" 선언했지만…이란 통제 주장 강화
합의문 모호성이 키운 갈등…호르무즈 다시 긴장 고조
![[앙카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09.](https://img1.newsis.com/2026/07/09/NISI20260709_0002182132_web.jpg?rnd=20260709103828)
[앙카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09.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해군은 최근 두 달 동안 이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상선들이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송신기를 끄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미군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공중 지원을 제공했고, 해군 장교들은 상선들에게 이란 해안과 마주한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이 같은 조치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잠정 휴전 기간이었던 5월과 6월에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점차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달 체결된 미국과 이란 간 기본 합의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닌달 14일 체결된 합의를 두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의미한다고 평가하며 "전 세계 선박들이여, 엔진을 가동하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합의가 사실상 이란이 전쟁 기간 주장해온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상선 운항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이후 4월 초 미국과 이란이 비공식적인 휴전에 들어간 뒤 일부 유조선들은 이란 해안에서 더 떨어진 남쪽 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란은 최근 해당 항로를 공격하며 선박들이 해협 북쪽의 이란 영해 인근 항로를 이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명분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 해군이 남부 항로를 이용하던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명령했다. 이후 이란은 미국의 지역 개입이 끝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경고하며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군은 이에 대응해 이란 내 군사 목표 약 140곳을 공격했다고 밝혔으며, 지난주까지 총 310차례 공습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다. 2026.07.09.](https://img1.newsis.com/2026/07/09/NISI20260709_0002182450_web.jpg?rnd=20260709141441)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다. 2026.07.09.
전직 미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합의문에 포함된 모호한 표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높은 유가와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란과 협상을 추진했고, 해협 재개방을 대가로 이란 항구 봉쇄 완화와 60일간의 석유 판매 허용에 합의했다. 또한 장기적인 평화 협상을 위한 추가 논의도 시작됐다.
하지만 합의문 5항에는 "이란이 상선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치를 취한다"는 표현만 담겼을 뿐, 선박이 해협 어디든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는 명확한 보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마이클 랫니 전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미국 대사는 NYT에 "이란이 해당 조항을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통제하는 영구적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란의 통제력은 강력한 협상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향후 협상에서 명확히 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모든 패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운업계는 오만에 가까운 남쪽 항로를 이용해 이란의 공격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이란이 영향력을 주장하는 북쪽 항로를 이용하며 통행료 요구 가능성에 직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항로 문제가 아니라,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해상 통제권 유지가 충돌하는 새로운 전략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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