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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상봉쇄 재개에 물가 다시 '빨간불'…서민 부담 가중

등록 2026.07.17 14:33:16수정 2026.07.17 14:36:24

해상 봉쇄 첫날 통항량 전쟁 전의 10분의 1

지난 6월 물가 3.2%·…석유류 24.7% 급등

국제유가 재상승 땐 7월 물가 더 오를 수도

금리 인상 속 취약계층·자영업자 부담 가중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는 모습. 2026.07.09.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는 모습. 2026.07.09.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이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국내 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잠시 안정을 되찾는 듯했던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하고, 이미 3%대로 올라선 국내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칠 경우 수입물가와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가공식품·외식비 등 생활물가 전반으로 상승 압력이 확산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취약계층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호르무즈 통항량 전쟁 전의 10분의 1…국제유가 재상승 우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해상 봉쇄가 재개된 첫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3척으로, 하루 전 21척보다 크게 줄었다.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평균 130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통항량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30%가 통과하는 곳이다.

해상 봉쇄로 통항이 제한되면 실제 원유 공급이 줄지 않더라도 운송 지연과 보험료·운임 상승, 공급 차질 우려만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다.

국제유가는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배럴당 78.95달러,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배럴당 84.2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봉쇄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충격이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시행된 1차 봉쇄 때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비축유를 사용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이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상승률은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4.7% 급등했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상승률은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4.7% 급등했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석유류가 끌어올렸던 6월 물가…중동 긴장 재고조에 7월 더 오를수도

문제는 국내 물가가 이미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2023년 12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4.7% 급등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던 2022년 7월 이후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23.1%, 경유가 33.7%, 등유가 23.1% 각각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 공업제품 물가도 4.4%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공급 부담에 따른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컴퓨터 가격도 22.2% 뛰었다.

이미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중동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국제유가가 추가로 오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월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되는 데 일정한 시차가 있는 만큼 지난달까지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7월 물가에 추가로 반영될 수 있어서다.ㅇ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지난 14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7.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지난 14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고유가·고환율 겹치면 물가 상승 압력 확대…금리 인상 속 서민 부담만↑

이 같은 중동긴장 재고조는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에도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늘면서 환율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면 석유류뿐 아니라 항공·해운·육상 운송비와 전기·가스 생산비도 함께 오를 수 있다. 이후 공산품과 가공식품, 외식비 등으로 비용이 전가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유는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국내 기업이 부담하는 원유 도입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업종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이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물가가 오르고,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과 투자 여력이 악화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계의 소비 여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전기·가스요금,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함께 오르면 가계가 같은 소득으로 소비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행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물가 상승세까지 확대될 경우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등은 생활비와 금융비용이 동시에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와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져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확대와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수요 견인형 물가 상승까지 가세할 수 있다"며 "이미 기준금리가 오른 상태에서 물가까지 오르면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7.1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7.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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