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무죄 나면 의료급여 보류 취소, 시행 전 분쟁에 소급 못해"
등록 2026.07.27 06:00:00
'사무장병원' 혐의 받아 급여 지급 보류 당한 병원
지자체 상대 취소 소송…상고심 도중 '헌법불합치'
혐의 벗고 법도 개정됐지만 대법 "소급 적용 불가"
대신 "시 당국이 새 법 적용해 취소해야" 공 넘겨
![[서울=뉴시스] 시·군·구가 일명 '사무장병원' 혐의를 받은 의료기관에 의료급여 지급을 보류한 뒤 추후 무죄가 확정되면 이를 취소하도록 하는 법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마련됐지만, 시행 전 이뤄졌던 보류 처분은 일단 옛 법을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07.2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5746_web.jpg?rnd=20260312131926)
[서울=뉴시스] 시·군·구가 일명 '사무장병원' 혐의를 받은 의료기관에 의료급여 지급을 보류한 뒤 추후 무죄가 확정되면 이를 취소하도록 하는 법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마련됐지만, 시행 전 이뤄졌던 보류 처분은 일단 옛 법을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07.27. [email protected]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전남 목포시 A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B재단이 목포시장을 상대로 낸 의료급여 비용 지급보류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본 원심을 이같이 파기해 광주고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목포시는 2020년 1월 경찰의 수사결과 통보를 근거로 A 병원에 의료급여 비용 지급을 보류했다.
당시 B재단 이사장 구모씨 등 2명은 의사나 한의사 자격이 없음에도 실질적으로 A 병원 등 4곳을 개설해 운영했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다.
의료급여는 생활고를 겪는 사람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로, 병원 등 의료급여기관이 진료 비용을 시·군·구에 청구해 보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사 결과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하고 명의를 가로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 판단된 의료기관에는 시·군·구가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
B 재단은 수사 결과 만으로 비용을 보전 받지 못하게 하는 시의 처분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나고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상고심이 진행되던 2024년 6월 헌법재판소는 처분의 근거인 의료급여법 제11조의5 1항에 대해 위헌성을 인정하되 당분간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놨다.
당시 의료급여법에 무죄 확정 판결 등으로 혐의를 벗은 의료기관에 대해 보류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던 점이 문제였다.
헌재는 명시적인 규율을 마련하고,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을 때도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을 받지 못한 기간 병원 측이 입은 손해를 적절히 보상할 지연손해금 등의 대안 마련도 권고했다.
![[목포=뉴시스] 목포시청 전경. (사진=목포시 제공) 2026.07.27.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0/NISI20250610_0001863339_web.jpg?rnd=20250610115250)
[목포=뉴시스] 목포시청 전경. (사진=목포시 제공) 2026.07.27.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대법원은 올해 5월 A 병원 사건에서 목포시의 지급 보류 처분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는 개정 전 법 조항 가운데 그 해석상 적용중지 상태에 있던 부분에 미칠 뿐"이라며 "수사 결과로 시장 등이 비용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옛 법 조항이 계속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급보류 처분의 '취소 사유'나 '보상을 위한 제도적 대안'의 미비를 지적한 것일 뿐, 혐의가 포착됐을 때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자체까지 위헌이라고 본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지급보류 처분의 취소 사유 등과 관련한 부분이 적용중지 상태에 있어 소급효가 미친다고 하더라도 소 변경이 이뤄지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이 사건에서 개정된 법을 이유로 보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할 수도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목포시장으로서는 구씨 등에 대한 무죄 판결이 확정된 이상, 개정된 법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고 지급 보류된 비용에 그 기간 동안의 이자를 가산해 A 병원에 지급해야 함을 지적해 둔다"며 공을 넘겼다.
아울러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기 전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지도 않은 채 의료급여법 조항에 대한 위헌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점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헌법에 따라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권은 헌재의 전속 권한으로 법원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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