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자살 시도, 나를 구한 건 따뜻한 한마디였죠"[모두의 정신건강①]
등록 2026.08.05 06:01:00수정 2026.08.05 07:17:40
"정신장애인도 변호사·박사 있어…편견 문제"
"고립 정신장애인, 주변·사회 이해가 큰 도움"
![[세종=뉴시스] 조현병 환자·우울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식물 재배 활동을 중심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5.04.16. photo@newsis.com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6/NISI20250416_0001819208_web.jpg?rnd=20250416135539)
[세종=뉴시스] 조현병 환자·우울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식물 재배 활동을 중심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5.04.16. [email protected]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73.6%. 1년간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비율이다. 그만큼 정신건강은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 중 하나다.
김태훈씨는 20대 중반에 당한 큰 사고로 건강과 부, 인간관계를 한꺼번에 잃었다. 사고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그는 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에 정신질환을 앓게 됐고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의학적으로는 극단적인 시도가 성공했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발견하거나 심지어 산 속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군인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고비때마다 되살아났다. 이같은 시도를 7번 반복한 뒤 8번째를 준비하던 중 주변 사람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이송됐다.
그는 "우리끼리는 안에서 수감이라고 얘기한다. 강제로 감옥에 가는 것과 같다"며 "퇴원을 하려면 반드시 의사 동의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신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은 그는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감각이 들었다. 심지어 둔해지고 멍청해진다는 느낌까지 생겼다고 한다. 약물치료를 중단하고 싶다고 한 그에게 의사가 제시한 건 자조모임 성격의 라운드테이블이었다. 사진을 다룰 줄 아는 그에게 비슷한 상황에 있던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사진을 가르쳐보라는 것이었다. 의사는 이 활동을 꾸준히 잘 해내면 퇴원을 시켜주겠다는 카드도 제시했다. 그렇게 약물치료를 중단하기 위해 시작한 사진과 모임은 점차 그를 발전시켰고 그는 퇴원과 함께 개인전을 열고 국제 사진 공모전에도 출품하는 프로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2025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발간한 동화책 '보라, 초록'에 참여한 박은경 작가도 정신건강 문제를 겪다가 회복한 사례다. 미대에 진학한 그는 한창 그림을 배우던 중 남들과 비교를 하면서 비관에 빠졌다. 누군가 자신을 욕하는 환청이 들린 것도 이 시기부터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그도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삶이 무기력해졌고 몸무게도 40㎏에서 80㎏으로 증가했다. 삶을 그대로 놓을 수 없었던 그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마트나 식당에서 일을 시작했다. 자신의 상황을 숨기려고 밖에서는 더 웃으며 보냈지만 집에 돌아오면 더 깊은 무력감에 빠졌고, 그렇게 8년을 보냈다.
그런 그가 자신과 마주한 건 우연히 시작한 정신장애 동료지원가 활동 덕분이었다. 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고 소통과 교류가 쌓이면서 회복할 힘을 얻었다. 활동가와 치료사들로부터 그림을 다시 그려보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에 용기를 얻어 건강과 생계 문제로 잊고 지냈던 그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은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알려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우울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받고 적절한 의학적 개입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완치할 수 있으면 정신질환, 조현병이나 재발성 우울장애 등으로 1년 이상 충분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경우 정신장애에 해당할 수 있다.
단 어떤 경우라도 충분한 치료와 지지가 있다면 지역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서인환 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정신장애인이라고 하면 편견이 있는데 정신장애인 중에는 변호사도 있고 박사도 있다"며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는데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대표는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 당사자 중에서 일상생활,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정신장애인은 고립을 많이 겪는데 사회나 주변에서 이해를 해준다면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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