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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문턱 낮춘 공정위…"임원 아니라 몰랐다" 항변도 고발대상

등록 2026.08.07 11:33:56수정 2026.08.07 12:30:26

공정위, '인식 경미+중대성 현저' 시 원칙 고발로 지침 개정

"동생 실질 경영 몰랐다" 항변해도 개정안으론 형사고발 대상

[서울=뉴시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쿠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쿠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고발 기준을 강화하면서, 앞으로는 "실질적 경영 참여인 줄 몰랐다"는 총수 측의 단골 항변도 통하지 않게 된다. 사안의 중대성이 크면 위반 인식이 '경미'하더라도 원칙 고발 대상에 포함하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누락 등에 대한 고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개정안을 이달 26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2020년 지침 제정 이후 첫 개정이다.

개정안은 우선 인식가능성 판단 기준 조항에 "친족관계, 거래관계, 출자관계, 자료제출 경험 등에 비추어 행위자가 제출 자료에 허위 또는 누락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로 수정됐다. '자료제출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추가해 인식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혔다.

또 현행 지침상으로는 인식가능성이 '경미'한 경우 위반의 중대성이 '현저'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경고'에 그쳤는데, 개정안은 이 구간을 원칙 '고발'까지 확대했다. 더불어 중대성이 '상당'하고 인식가능성도 '상당'한 경우도 경고가 아닌 원칙 고발 대상으로 포함됐다.

다만 행위 당시 의무위반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면 고발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뒀다. 이 밖에 과거 3년 내 경고 이상 조치를 받은 자가 동일 위반행위를 반복한 경우 고발한다는 조항도 적용기준에 명문화됐다.

[세종=뉴시스] 고발지침 개정 전후 비교(확대되는 구간 빨간색 음영 표시).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6.08.07.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발지침 개정 전후 비교(확대되는 구간 빨간색 음영 표시).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6.08.07.  *재판매 및 DB 금지


공정위는 지난 4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2024년 대기업집단 지정 당시 쿠팡이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을 별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계열회사의 핵심 업무에 관여하며 약 140억원의 보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안에 개정안을 가상 적용해 보면, 쿠팡 측 주장대로 "김 부사장은 임원이 아닌 단순 파견 실무자일 뿐이어서 친족의 경영 관여나 확인서 허위 제출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아 인식가능성을 '경미'로 평가하는 경우에도 고발할 수 있게 된다.

즉 동일인 지정의 전제가 된 확인서가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제출된 만큼 위반의 중대성은 '현저'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조합(인식가능성 경미 + 중대성 현저)은 현행 지침상 원칙 '경고'에 그쳤지만 개정 지침에서는 원칙 '고발'로 문턱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쿠팡이 "임원이 아니어서 실질적 경영 관여라 생각지 못했다"는 취지로 항변하더라도, 사안의 중대성만으로도 고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난 6일 행정예고된 개정안은 쿠팡의 2024년 자료 제출 행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또 쿠팡은 2021년 지정자료 누락으로 경고받은 사례가 한 차례 있는데, 신설된 3년 내 반복 위반 기준에도 맞지 않아 현재로선 관련 적용 역시 모호하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김 의장의 동일인 변경 지정을 둘러싼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정자료 허위 제출 여부는 관련은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별개 사안이다. 행정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허위 제출 여부와 고발 필요성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의 2024년 지정자료 허위 제출 여부는 현재 검토하고 있으나, 개정된 지침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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