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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39도 건설현장의 사투[출동!인턴]

등록 2026.08.07 05:00:00

얼음물·그늘막으로 버틴다…39도 아래 건설현장의 하루

폭염에 공사 중단한 사업장 많아…폭염 사각지대도 여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5일 대구 중구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머리에 냉수를 끼얹으며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5.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5일 대구 중구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머리에 냉수를 끼얹으며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신연경 인턴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더워서 정말 버티기 힘듭니다. 특히 건물 내부 공사는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데다 먼지까지 가득해서 더 고됩니다. 숨이 턱턱 막혀요." 

 한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치솟은 지난 5일,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서울 용산구의 한 건설 현장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햇볕 아래 노동자들은 쉴 틈 없이 건물을 올리고 있었다.

이들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건 "조금 더 빨리 끝내고, 조금 더 자주 쉬자"는 서로를 향한 약속이었다.

지난 5일 정오 무렵 찾은 건설 현장 인근 편의점은 얼음과 아이스크림을 찾는 노동자들로 붐볐다. 뜨거운 현장을 잠시 벗어나 몸의 열기를 식히려는 이들이었다.

편의점 사장 A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물이나 음료수뿐 아니라 얼음, 아이스크림을 많이 찾는다"며 "특히 한낮 시간대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도 상황은 비슷했다. 잠시라도 더위를 피하려는 노동자들로 자리가 찼다. 현장 입구에는 '폭염 주의' 안내 현수막이 내걸렸고, 아스팔트에 남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작업도 이어졌다.

 오후 3시께 동대문구 한 건설 현장 인근 온도계는 37.5도를 가리켰다. 공사장 앞 그늘 아래에는 팔토시와 작업복으로 무장한 노동자들이 줄지어 앉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뜨거운 햇볕과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안전모는 생명을 지키는 장비인 동시에 땀과 열기를 가두는 또 하나의 부담이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수건으로 훔쳐내던 B씨는 "헬멧이라도 벗으니까 살 것 같다"며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데 헬멧을 쓰면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그늘막에 줄지어 앉은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그늘막에 줄지어 앉은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함께 휴식을 취하던 동료 C씨도 "쿨링조끼나 쿨패치를 쓰면 잠깐은 시원하지만, 금방 뜨거워지고 작업할 때는 오히려 불편하다"며 "자주 쉬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얼음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폭염 속 건설 현장의 안전 기준도 강화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4년 경북 구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폭염으로 숨진 사고 이후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일정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휴식을 권고하고, 35도를 넘으면 매시간 15분 휴식과 오후 2~5시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한다.

 취재진이 찾은 대형 건설 현장 대부분은 얼음물, 쿨링패치, 이동식 에어컨 등을 마련해 노동자들의 체온 관리에 나서고 있었다. 일부 현장은 출퇴근 시간을 앞당기거나 휴식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폭염 대응에 나섰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차라리 이른 아침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쉬도록 조정하고 있다"며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냉장고에 쿨링패치를 비치하고 수시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용산구의 한 건설 현장 입구. 현장 노동자가 아스팔트에 호스로 물을 뿌리고 일부는 휴식을 취하러 가고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용산구의 한 건설 현장 입구. 현장 노동자가 아스팔트에 호스로 물을 뿌리고 일부는 휴식을 취하러 가고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동대문구의 또 다른 건설 현장에서는 폭염을 견디지 못한 노동자들이 하나둘 작업장을 빠져나와 마련된 교육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뜨거운 현장을 잠시 벗어나 몸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피난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기온이 38도에 육박하면 누군가 쓰러진 뒤가 아니라, 쓰러지기 전에 작업을 멈추는 것이 원칙"이라며 "충분히 쉬고 물을 마신 뒤 해가 조금 내려가면 남은 작업을 마무리한다"고 설명했다.

노원구 한 건설 현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50대 D씨는 다음 주부터 일주일간 휴가에 들어간다. 폭염 속 용접 작업은 뜨거운 열기와 불꽃까지 더해져 체감 더위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D씨는 "용접을 하다 보면 사방으로 튀는 불꽃 때문에 더위가 두 배로 느껴진다"며 "다음 주에도 폭염이 이어진다고 해 일주일간 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 계획을 묻자 "이렇게 더운데 어디 나가겠나. 집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쉬는 게 휴가"라고 웃었다.

달아오른 현장을 식히기 위해 공사 자체를 멈춘 곳도 나왔다. 경기도 고양시 풍동의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 현장은 이번 주 폭염 대응 차원에서 작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였다.

또한 모든 현장이 폭염 대응에 나설 여건을 갖춘 것은 아니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지방 현장에서는 여전히 냉방 시설과 휴게시설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규모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실내 공사장은 에어컨이나 환풍 시설이 설치되기 전까지 유리 온실처럼 뜨겁다"며 "쿨링조끼는 커녕 창문도 열 수 없는 환경에서 먼지와 더위를 그대로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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