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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섬, 제주] 청년이 만들고 시민은 가꾼다…인재 키우는 정원도시

등록 2026.08.11 08:00:00

제주 첫 정원드림프로젝트, 대학생 설계·시공·관리 현장실습

런케이션 연계해 청년 전문인력 육성…제주대 학생도 참여

첫 시민정원사 양성기관 지정…정원아카데미 10년간 462명 수료

정원공간 조성 넘어 전문성 강화·시민참여 확대로 정책 진화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 7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서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과 지도교수, 제주도 관계자 등이 정원 조성 대상지를 둘러보며 설계와 식재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6.08.11. ijy788@newsis.com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 7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서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과 지도교수, 제주도 관계자 등이 정원 조성 대상지를 둘러보며 설계와 식재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도시환경 회복, 체류형 관광과 웰니스 수요가 커지면서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공간을 넘어 도시와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정원문화의 가능성을 살펴본 데 이어 올해는 정원의 섬,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제주형 정원도시 계획, 정원관광과 지역경제, 시민참여형 정원교육, 정원박람회와 정원산업의 미래를 다룬다.<편집자 주>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의 유휴부지 2곳이 대학생들의 정원 실습장으로 바뀐다.

7일 오전 9시30분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과 지도교수, 관계 공무원 등이 시민복지타운 현장에 모여 추진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상지와 설계안 이해에서 시작해 토양 개량과 배수 점검, 식재 위치 결정, 교목·관목·초화류 식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 프로젝트는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2020년부터 매년 추진하는 사업으로 정원 분야 진출을 꿈꾸는 학생과 청년에게 실제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제주를 비롯해 전국 7개 권역, 25곳에서 진행하며 11월 우수작을 뽑아 시상한다. 제주지역에서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공모로 선정한 대학생들이 2개 팀으로 참여해 제주에서 정원을 꾸민다.

정원이 완성되는 모습만 보는 체험 프로그램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원 조성 준비부터 기반 조성, 식재, 생육관리와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수행한다.

정원과 런케이션 조합

제주도는 여기에 제주대학교 학생을 참여시키는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제주대 학생 10명이 합류해 9월말까지 정원 조성 현장실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런케이션은 배움(Learning)과 휴가·여행(Vacation)의 합성어로 특정 지역에 머무르며 교육과 문화체험 등을 하는 교육모델이다. 이번 런케이션에는 제주대 RISE 사업단도 지원한다.

정원드림프로젝트를 지도하는 윤영조 강원대 교수는 "정원은 디자이너가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심으며 자신의 설계를 구현하는 특성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실제 정원을 직접 만들어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 분야에서 설계와 시공을 한꺼번에 경험하기 쉽지 않은 대학생에게 실제 공간과 사업비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 사업의 특징이다. 학생들이 만든 정원은 공공공간에 남아 시민들이 이용한다.

제주는 정원 조성의 실험공간으로도 장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비교적 온화한 기후와 다양한 식생을 활용할 수 있고, 계절에 따른 식물 선택의 폭도 넓기 때문이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 7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서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과 지도교수, 제주도 관계자 등이 정원 조성 대상지를 둘러보며 설계와 식재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6.08.11. ijy788@newsis.com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 7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서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과 지도교수, 제주도 관계자 등이 정원 조성 대상지를 둘러보며 설계와 식재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 최민석씨는 "좋아해서 자주 찾았던 제주에서 직접 정원을 만들어보는 좋은 경험인 만큼 잘 준비해 제주를 더 알리고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기관 지정

청년들이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 미래 전문인력을 키우는 실습이라면 생활 주변의 정원을 꾸준히 가꾸고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은 시민에게로 이어진다.

제주도 '제주도 정원문화 조성 및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시민정원사 양성기관 지정을 추진했다. 정원과 조경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교육기관을 선정해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시민정원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심사를 거쳐 7일 '베케'를 양성기관으로 지정했다. 심사위원들은 교육시설과 실습장, 전문인력 등을 평가하는 정량평가와 교육과정의 전문성, 운영역량 등을 보는 정성평가를 종합해 양성기관을 뽑았다. 지정기간은 2년이다.

교육과정은 실습에 무게를 뒀다. 기초과정은 모두 60시간으로 이론 20시간과 실습 40시간을 편성한다. 정원식물의 이해와 관리, 정원 조성 방법, 정원 관리·운영 등을 배운다. 70시간의 심화과정은 이론 20시간, 실습 50시간으로 구성해 정원식물 관리와 정원 조성 실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양성기관 지정기준도 구체적이다. 교육생 30명을 기준으로 82.5㎡ 이상 강의실과 300㎡ 이상 실습장 등을 갖추고, 이론과 실습을 담당할 전문강사도 각각 확보해야한다.

제주도가 도 차원의 시민정원사 제도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정원문화 확산과 함께 '관리'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놓여 있다.
정원은 나무와 꽃을 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절에 따라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가지 정리와 병해충 관리, 보식 등 지속적인 손길이 필요하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 서귀포시 베케 정원에 나무와 초화류가 어우러져 숲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베케 농업회사법인은 지난 7일 제주도 시민정원사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2026.08.11. ijy788@newsis.com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 서귀포시 베케 정원에 나무와 초화류가 어우러져 숲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베케 농업회사법인은 지난 7일 제주도 시민정원사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2026.08.11. [email protected]

공공정원과 마을정원, 학교와 복지시설 등 생활권 정원이 늘어나면 행정과 전문업체의 관리만으로 세밀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지역에 거주하면서 일정한 정원교육을 받은 시민이 생활 주변의 정원 조성과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제주는 강한 바람과 지역에 따라 다른 토양, 독특한 식생과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 제주 환경에 맞는 식물을 고르고 관리할 수 있는 지역 인력을 키우는 것도 제주형 정원문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정원 전문인력 육성

제주도는 지난 10년간 시민 대상 정원교육을 꾸준히 운영하며 정원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 기반을 넓혀왔다.

올해 서귀포시산림조합이 운영하는 ‘정원아카데미’에는 도민 40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1일 개강해 11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전문가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진행한다.

교육생들은 정원 조성의 기본 개념을 시작으로 설계와 조성, 관리에 필요한 이론과 실습을 배운다. 정원화단과 텃밭정원을 직접 만들어보고 수목 관리와 전지, 병해충 관리 등 정원에 심은 식물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방법도 익힌다.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도 교육에 포함했다. 식물을 심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정원이 생활환경과 탄소중립에 갖는 의미를 이해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정원아카데미는 2016년 시작했다. 첫해 50명이 과정을 수료한 이후 매년 30~60여명이 참여해 지난해까지 10년간 모두 462명이 과정을 마쳤다.

정원에 관심은 있지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민에게 정원 조성과 관리기술을 배울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원을 개인주택이나 전문 조경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시민이 직접 만들고 가꾸는 생활문화로 확산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제주=뉴시스] 서귀포시산림조합이 운영하는 정원아카데미 실내 이론교육. (사진=서귀포시산림조합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서귀포시산림조합이 운영하는 정원아카데미 실내 이론교육. (사진=서귀포시산림조합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원정책 범위 확대

제주의 정원정책이 공간을 조성하는 데서 정원을 만들고 관리할 사람을 키우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원드림프로젝트와 런케이션은 대학생에게 실제 공간에서 설계와 시공, 관리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 정원작가와 디자이너, 정원산업 종사자를 키우는 전문인력 교육의 성격을 갖는다.

정원아카데미는 시민이 식물을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직접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혀왔다. 새롭게 마련한 시민정원사 양성체계는 여기에 체계적인 교육과 전문성을 더한다. 청년에게는 전문성을 높이는 현장교육을, 시민에게는 정원문화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다.

다음 단계는 교육과 실제 활동 현장을 연결하는 체계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에 달렸다. 대학생이 만든 실습정원의 사후관리부터 정원아카데미 수료생과 시민정원사의 마을·학교·복지시설·공공정원 참여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교육을 받은 시민의 활동 이력을 관리하고 필요한 현장과 연결하는 체계가 갖춰지면 정원교육의 효과도 수료 이후까지 이어진다. 시민정원사의 경험이 쌓일수록 정원관리와 교육, 공동체 활동 등으로 역할을 확대할 여지도 커진다.

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은 일정 기간이면 마무리되지만 가꾸고 관리하는 과정은 계속된다. 청년이 새로운 정원을 만들고 시민이 생활 주변의 정원을 지속적으로 가꾸는 참여구조가 제주형 정원도시의 또 다른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정원도시를 지속하려면 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정원을 이해하고 꾸준히 가꿀 사람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원아카데미와 시민정원사 교육으로 도민 참여를 넓히고, 런케이션 등 청년 현장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육성해 시민과 청년이 함께 만드는 제주형 정원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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