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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도 안났는데"…'짝퉁' 차세대 비만약 주의보

등록 2026.08.13 10:32:23수정 2026.08.13 11:06:24

릴리, '레타트루타이드' 위조품 판매사 6곳 소송

[서울=뉴시스] 비만치료제 이미지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2026.07.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비만치료제 이미지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2026.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당뇨·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가 차세대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 위조품을 판매한 6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임상 단계에 있는 미승인 약물의 위조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자 조치에 나선 것이다.

13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내 조제약국, 온라인 판매업체, 메디컬 스파 등 6곳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릴리가 개발 중인 레타트루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도 전부터 위조품으로 유통되면서다.

레타트루타이드는 릴리가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에 이어 개발 중인 3중 작용제(GIP·GLP-1·글루카곤) 비만치료제로, 임상 3상에서 104주 투여시 체중이 최대 30.3% 감량 되는 효과를 보이며 차세대 비만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약은 릴리가 내년 1분기 중 FDA에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가도 되지 않은 이 약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릴리 자체 조사에 따르면, 100개국 이상에서 레타트루타이드를 판매·광고하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제품 목록은 1만4000건이 넘는다. 실제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7월 한 달간 압수한 불법 GLP-1 계열 약물배송 건수가 1400건, 압수량은 9만 바이알(유리병)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릴리는 불법 유통에 관여한 200여개 개인·업체를 FDA와 미 법무부, 주 검찰, 법 집행기관 등에 신고했다. 위조품 판매업체 상당수는 제품을 ‘연구용’(research use only)으로 표기해 판매하면서 실제로는 인체 사용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조품 사용과 관련한 위험성도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레타트루타이드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부작용 보고는 누적 77건 접수됐고, 그 중 하나는 30대 남성의 사망 사례가 포함됐다. 데일리메일은 영국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미승인 약물 레타트루타이드를 투약한 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레타트루타이드가 위조품인 만큼 실제 약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압수된 위조품의 경우 잘못된 용량이나 유효성분 부재, 미승인 실험 물질, 비멸균 제조에 따른 오염 등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비드 하이먼David A. Hyman) 릴리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개발 중인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암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약이 아니라 완전히 검증되지 않고 승인받지 않은 물질이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마운자로,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약의 해외 직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서미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인천공항세관에서 비만치료제를 휴대 반입하다 적발된 사례는 289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는 2940건에 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이들 약물을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아직 국내에 허가·유통되지 않은 레타트루타이드의 경우 직구로 반입할 경우 성분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온라인 등에서 해외직구나 개인 간 판매를 통해 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며 “특히 해외직구 제품은 국내 허가가 되지 않아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제조·유통 과정이 확인되지 않아 위조·불량의약품의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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