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금감원 사칭해 68명에 67억…"신체검사" 모텔 유도해 나체 촬영까지
등록 2026.08.13 12:00:00
태국 방콕에 콜센터 차려 24명 조직
수사관·검사·금감원 1~3선 역할 분담
피해자 68명…11명 송치·9명 구속
![[서울=뉴시스] 태국 방콕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조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4일 태국 경찰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3/NISI20260813_0002211688_web.jpg?rnd=20260813111209)
[서울=뉴시스] 태국 방콕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조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4일 태국 경찰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태국 방콕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모텔에 '셀프 감금'시킨 뒤 신체검사를 빌미로 나체 사진까지 찍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범죄단체활동·전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홍모(29)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11명을 검거해 송치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나머지 2명은 이미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였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피해자 68명에게 검찰 수사관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태국 방콕에 위치한 'S타워'와 'T빌딩'에 콜센터를 마련하고 역할을 1선·2선·3선으로 나눠 범행했다. 중국인 총책이 한국인 총책을 영입해 모두 24명 규모로 조직을 꾸렸다.
![[서울=뉴시스] 태국 방콕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에서 조직원이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이들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3/NISI20260813_0002211677_web.jpg?rnd=20260813110909)
[서울=뉴시스] 태국 방콕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에서 조직원이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이들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먼저 1선은 '검찰 수사관' 역할을 맡았다. 미리 확보한 공무원과 군인, 주부 등의 개인정보와 연락처를 이용해 전화를 건 뒤 "당신의 은행 계좌가 범죄 자금세탁에 이용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겁을 줬다.
피해자가 의심하지 못하도록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까지 준비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위조된 범죄자금 단속 통보서와 구속영장이 등장했다. 이를 보여준 뒤 "검사가 전화를 할 테니 지시에 잘 따르라"며 피해자를 2선으로 넘겼다.
2선 조직원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했다. "약식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에게 인근 모텔에 혼자 들어가도록 지시한 뒤 위조된 보호관찰서와 신체검사서를 보냈다. 이어 "구속 전 임시 보호관찰 절차로 신체검사를 해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가 옷을 모두 벗은 채 휴대전화로 신체를 촬영해 전송하도록 했다.
![[서울=뉴시스] 태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 금융감독위원회 출입허가증과 금전 공탁통지서. 조직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사건 해결을 위해 공탁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3/NISI20260813_0002211696_web.jpg?rnd=20260813111326)
[서울=뉴시스] 태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 금융감독위원회 출입허가증과 금전 공탁통지서. 조직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사건 해결을 위해 공탁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겁에 질린 피해자 앞에 마지막으로 '금감원 직원'이 등장했다. 3선 조직원은 피해자를 위로하는 척 안심시킨 뒤 "사건을 해결하려면 금융감독원에 공탁금을 걸어야 한다"고 속여 돈을 송금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한국인 피해자를 상대하는 1·2선 조직원을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약 한 달간 합숙하며 범행 시나리오를 숙지한 뒤 실제 범행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실적에 따라 역할과 수당에도 차등을 뒀다.
1선은 편취금의 4%, 2선은 10%, 3선은 13%를 수당으로 받았으며, 실적이 좋으면 1선에서 2선, 3선으로 역할을 바꾸고 더 많은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국내에 입국한 조직원 2명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가운데 1억57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경찰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조직원 9명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태국 경찰과 국제공조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정교하게 위조된 공문서를 제시하고 허위 국가기관 사이트까지 개설하는 등 수법이 매우 치밀하게 진화하고 있다"며 "검찰·금감원 등 국가기관이 범죄 연루를 이유로 신체수색을 하거나 사건 해결 명목으로 공탁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이러한 요구에 응하지 말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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