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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정후·차준환 품은 K-엔터, '스포테인먼트 제국' 정조준

등록 2026.08.15 11:00:00

더블랙레이블·갤럭시·판타지오 등 잇단 영입

할리우드식 '토털 에이전시' 가속

승패 중심 전통적 매니지먼트 탈피

K-팝 프로듀싱 입혀 '글로벌 문화 IP'로 확장

[서울=뉴시스] 이강인. (사진 = 더블랙레이블 제공) 2026.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강인. (사진 = 더블랙레이블 제공) 2026.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팝스타를 키워낸 K-팝의 정교한 프로듀싱 시스템이 그라운드의 승부사들을 품기 시작했다. 선수의 연봉 협상에 머물던 전통적 매니지먼트를 넘어, 스포츠 스타를 독자적인 '글로벌 문화 지식재산권(IP)'으로 확장하려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영토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K-팝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손을 잡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지드래곤 소속사인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둥지를 틀었다.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 역시 차은우, 김선호, 문가영 등이 속한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이 할리우드식 에이전시를 표방하는 KHS에이전시와 손잡고 스포테이너로서의 반경을 넓히는 등 스포츠 영웅들의 엔터사 행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자리 잡았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 5회 말 1-1 상황에서 1점 홈런(시즌 9호)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6.8.11.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 5회 말 1-1 상황에서 1점 홈런(시즌 9호)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6.8.11.


갤럭시아SM에서 시작된 태동…'아이돌화' 넘어선 글로벌 IP의 진화

국내 엔터테인먼트 자본과 스포츠의 결합 시도는 일찌감치 있었다. 2015년 SM엔터테인먼트가 스포츠마케팅사 IB월드와이드와 손잡고 출범시킨 갤럭시아SM이 그 신호탄이었다.

당시 '피겨퀸' 김연아, '체조 요정' 손연재, 메이저리거 출신 추신수 등 당대 스포츠 스타들이 갤럭시아SM의 관리를 받았다. '야구 전설' 이승엽은 가수 비가 이끄는 레인컴퍼니와 손을 잡았으며, 골프 여제 박인비는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스포츠 법인 브라보앤뉴를 선택하는 등 기존 전통 스포츠 에이전시의 틀을 벗어나 엔터테인먼트 기반 매니지먼트 모델을 꾀한 선례들이 존재했다.

다만 과거의 결합이 선수의 방송 출연이나 단순 마케팅 대행 같은 '스포테이너 육성'에 머물렀다면, 현재의 흐름은 차원이 다르다. 선수를 독립된 '글로벌 문화 IP'로 프로듀싱하려는 질적 전환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 주연 배우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성진우 역)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있다. 2026.08.0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 주연 배우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성진우 역)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있다. 2026.08.07. [email protected]

미국 '빅3'와 락네이션 모델…K-팝 시스템과의 필연적 융합

이러한 모델은 미국 시장에서 이미 고도화됐다. CAA, WME, UTA 이른바 미국 3대 토털 탤런트 에이전시엔 팝스타, 할리우드 스타, 스포츠 스타뿐 아니라 거물 정치인들도 속해 있다. 힙합 대부 제이지(Jay-Z)가 세운 '락 네이션(Roc Nation)' 역시 케빈 듀란트 등 스포츠 스타를 팝 컬처의 아이콘으로 세우는 동시에 미국프로풋볼(NFL)과 손잡고 슈퍼볼 하프타임 쇼 기획권을 쥐며 제국을 완성했다.

이 같은 흐름이 국내에서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K-팝 스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월드컵 하프타임쇼.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7.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월드컵 하프타임쇼.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7.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기획사들은 승패라는 불확실한 성적에만 선수의 가치를 묶어두지 않는다. 좌절과 극복의 내러티브를 입히고, 감각적인 비주얼 디렉팅을 통해 선수를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직결시킨다.

'자체 콘텐츠'를 통해 경기장 밖의 인간적 매력을 조명하며 '관중(Spectator)'을 충성도 높은 '팬덤(Fandom)'으로 치환하는 노하우 역시 K-팝 시스템만의 독보적 무기다. 빅뱅 태양, 블랙핑크 로제, 그룹 '올데이프로젝트'(올데프), 그룹 '미야오', 배우 박보검과 임시완 등이 속한 더블랙레이블과 최근 손 잡은 이강인도 이러한 지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와 K-팝의 교차는 이미 전방위적이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 공동 헤드라이너로 나서고 멤버 진의 올림픽 성화 봉송이 화제를 모으듯,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K-팝의 새 무대가 됐다. 반대로 K-팝 스타들의 KBO, 메이저리그 시구나 축구 하프타임 쇼 공연은 경기장에 새로운 세대의 팬들을 불러 모으는 기폭제로 작동한다.

스포츠 K-팝 기획사 무대와 필드의 공명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스포츠 스타 영입을 고려했다는 K-팝 기획사 관계자는 "선수는 육체의 유한성과 선수 생명의 한계를 넘어 은퇴 후에도 영속하는 브랜드를 얻고, 기획사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이 없는 스포츠를 통해 글로벌 영토를 단숨에 확장할 수 있다"면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는 승부사의 야성에 K-팝의 정교한 프로듀싱 미학이 더해지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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