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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대통령 "월 1260만원 전직 대통령 연금 폐지…나도 예외 아니다"

등록 2026.08.18 16:03:00

[산호세=AP/뉴시스]사진은 라우라 페르난데스의 대통령 후보 시절.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개표가 종료된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2026.02.01.

[산호세=AP/뉴시스]사진은 라우라 페르난데스의 대통령 후보 시절.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개표가 종료된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2026.02.01.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코스타리카 정부가 매달 1200만원이 넘는 전직 대통령 '호화 연금'을 전면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라우라 페르난데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전직 대통령 호화 연금 무관용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전 기여금 없이 지급돼 온 이 연금 제도를 아예 없애겠다는 취지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담화에서 "올해 7월 기준 전직 대통령 7명에게 지급된 연금 누적액이 54억6900만콜론(약170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후 매달 약400만콜론(약1260만원)의 연금을 받아왔다. 일부는 지금까지 수십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수령액도 상당했다.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재임한 라파엘 앙헬 칼데론 전 대통령이 9억7200만콜론(약30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다. 뒤이어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전 대통령이 9억3600만콜론(약29억5000만원), 미구엘 앙헬 로드리게스 전 대통령이 9억600만콜론(약28억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벨 파체코 전 대통령과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 전 대통령도 각각 8억3000만콜론(약26억1000만원), 8억6900만콜론(약27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들 중 일부는 연금 기여금을 한 번도 내지 않았음에도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따르면 피게레스와 칼데론은 각각 43세, 4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명목의 연금을 최대 3개까지 중복해서 받아온 전직 대통령도 있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나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모든 국민은 자신이 실제로 납부한 만큼만 연금을 받는 것이 공정함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는 소득 수준에 따른 예외나 유예 기간 없이 법안이 공포되는 즉시 모든 전직 대통령의 연금을 없애는 내용이 담겼다. 직전 대통령인 로드리고 차베스는 물론 현직인 페르난데스 대통령 본인이 퇴임 후 받게 될 연금 수혜 권한까지 포기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수천 가구의 서민 가정이 월 10만콜론(약31만원)에도 못 미치는 생계형 연금을 기다리는 동안, 국민이 땀 흘려 낸 세금이 기여금조차 내지 않은 전직 대통령들의 호화 생활을 받쳐주는 데 쓰였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 문제와의 싸움이 처음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그는 로드리고 차베스 정부에서 장관으로 일할 당시에도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의회에서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이전 의회에서는 정부나 여당 의원이 낸 관련 법안이 최소 네 차례 보류되거나 부결됐고, 현재 의회에는 단 하나의 법안만 계류돼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법안의 세부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법안이 실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전직 대통령 연금을 줄이려는 입법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전례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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