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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거부권 고지 없이 혈액측정, 음주운전 증거 못 써"…무죄 확정

등록 2026.08.25 12:00:00

도로교통법상 혈액채취는 '동의 받아 측정 가능'

경찰, 호흡 측정값 안 나오자 "둘 중 하나 응하라"

법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재상고심서 무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초경찰서 교통과 경찰관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서초나들목(IC) 인근에서 여름 휴가철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2026.08.2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초경찰서 교통과 경찰관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서초나들목(IC) 인근에서 여름 휴가철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경찰관이 운전자에게 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혈액 측정을 요구해 얻은 음주측정 결과값은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A씨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재상고심에서 이런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2월 23일 대전 유성구의 도로에서 250m 동안 혈중알코올농도 0.129%의 주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면허취소 기준(혈중알코올농도 0.08%)을 넘는 수준이다.

A씨 측은 단속 당시 호흡측정기 측정에 10번 넘게 응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자, 경찰관들이 거부권을 알리지 않고 혈액 채취를 요청해 결과값을 얻은 점을 문제 삼았다.

도로교통법 제44조 2항은 운전자가 호흡조사 방식의 음주측정에는 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지만, 같은 조 3항에서는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채취 등의 방법으로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를 다시 측정할 수 있도록 한다.

단속 경찰관들은 A씨의 호흡기 측정치가 나오지 않자 "호흡 측정 또는 혈액 채취 중 한 가지는 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혈액 채취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혈액 채취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유죄 근거로 쓰일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추운 날씨에서 30~40여분간 10여회 호흡측정에 응한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찰이 음주측정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며 "A씨의 자발적 동의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심은 이를 유죄로 뒤집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했다. A씨가 동의서를 쓴 점, 경찰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를 표시한 점을 근거로 판단을 바꿨다.

대법원은 첫 상고심에서 위법하게 너무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며 원심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 보냈다.

앞서 A씨는 검찰에서 약식재판에 회부돼 2022년 6월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정하는데, 2심이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 집행유예를 잘못 선고해 대법원에서 파기된 것이다.

파기환송심은 기존 1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해 혈액 채취 결과가 무효라고 판단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경찰관이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않았지만 A씨가 혈액 채취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A씨의 혈액 등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재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 등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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