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살아남았다"…순식간에 두 딸 앗아간 네팔 홍수
등록 2026.08.28 21:27:44
![[누와코트=신화/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구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이날 저녁까지 홍수 피해 지역에서 359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91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2026.08.28.](https://img1.newsis.com/2026/08/28/NISI20260828_0021413953_web.jpg?rnd=20260828084938)
[누와코트=신화/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구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이날 저녁까지 홍수 피해 지역에서 359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91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2026.08.28.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네팔에서 빙하 붕괴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538명이 숨지고 900명 이상이 실종된 가운데, 생존자들이 가족과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참담한 상황이 전해졌다. 특히 네팔·티베트 접경 마을에서는 불과 몇 분 만에 거대한 흙탕물이 마을을 휩쓸면서 주택과 도로, 학교 등이 대부분 사라졌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6일 빙하 일부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네팔 국경 지역 곳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 생존자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가운데 가족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거나 서로를 위로했다.
네팔·티베트 접경 마을 티무레에 12년간 거주한 다와 라마(45)는 아내와 7세, 8세인 두 딸을 잃었다. 그는 수요일 오전 9시 직전 천둥 같은 굉음을 들은 뒤 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거대한 흙탕물이 집을 덮쳤다고 NYT에 말했다.
라마는 "모두 죽고 나만 살아남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얼마나 오래 희망을 품고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수는 마을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회갈색 진흙과 모래, 부서진 암석이 순식간에 밀려들면서 집과 상점, 학교, 농경지, 도로와 다리가 대부분 사라졌다. 폐허마저 강물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갔다.
네팔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도 거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됐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던 도로의 일부 가장자리만 남았으며, 곳곳에서는 강물이 남긴 진흙 자국이 약 198m 높이까지 이어졌다. 한때 있던 수력발전 시설도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피해 지역에서 구조된 생존자 수백 명은 티베트 국경에서 약 27㎞ 떨어진 둔체로 이동했다. 이곳에 마련된 네팔군 수색·구조 기지는 구조된 주민과 군인들로 붐볐다. 홍수로 전기와 휴대전화 통신망까지 끊겨 군은 무전기를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헬리콥터는 약 15분 간격으로 이착륙하며 인근 지역에서 구조한 부상자와 라면 등 식량을 실어 나르고, 생존자들을 임시 대피소가 마련된 트리슐리와 수도 카트만두 등으로 이동시켰다.
네팔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구조 작업을 계속하는 한 수색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3~4일 정도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까지 군은 약 500명의 생존자를 찾아냈으며 전날에도 200명을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민들은 강물이 히말라야 계곡을 따라 수십m 높이로 불어나기 전에 산비탈을 향해 달아나 목숨을 건졌다. 미용사 부샨 타쿠르(38)는 거대한 진흙물이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것을 본 직후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산비탈을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타쿠르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우리는 뛰고 또 뛰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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