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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휴양지에 마야 신들이?…리안갤러리 서울, 우마 라시드 개인전

등록 2026.09.01 08:18:45

The Battle of Spring break. Cancun, 2026, Acrylic and ink on canvas, 183 x 213 cm *재판매 및 DB 금지

The Battle of Spring break. Cancun, 2026, Acrylic and ink on canvas, 183 x 213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평화로운 칸쿤 휴양지에 고대 마야의 신들이 나타났다. 해변에서 배구를 즐기던 관광객들은 순식간에 폭력과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다뉴브강변의 한가로운 피크닉도 마찬가지다. 강의 신 프로테우스와 반군이 개입하면서 평화로운 풍경은 사건 현장으로 돌변한다.

실제 역사를 뒤집고 허구의 사건을 끼워 넣는 미국 작가 우마 라시드(Umar Rashid)가 서울에 자신만의 ‘대안적 역사(Alternative History)’를 펼쳐놓았다.

리안갤러리 서울은 우마 라시드 개인전 ‘The Epoch of Totalitarianism IV. The Slow Motion Chaos of Bread and Circuses’를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이어가고 있는 총 12개의 이야기 가운데 네 번째 장이다.

라시드는 2000년대 초부터 20여 년에 걸쳐 가상의 제국과 국가,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는 방대한 세계를 구축해왔다. 실제 역사에 작가의 상상을 겹쳐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The Evian Incident, 2026, Acrylic and ink on canvas, 183 x 213 cm *재판매 및 DB 금지

The Evian Incident, 2026, Acrylic and ink on canvas, 183 x 213 cm *재판매 및 DB 금지



극작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렸다. 스스로를 무엇보다 먼저 ‘스토리텔러(storyteller)’라고 부른다. 이야기를 먼저 만든 뒤 회화와 오브제, 설치로 확장한다. 공식 역사에서 지워지거나 주변부로 밀려난 존재들도 자신의 세계 안으로 불러들인다.

채색 필사본과 세밀화, 일본 우키요에 등에서 영향을 받은 그의 그림은 평면적인 색면과 선명한 윤곽이 특징이다. 단순화한 인물과 사물, 문자와 기호가 한 화면에 뒤엉킨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이미지가 충돌하면서 실제 역사와 허구의 경계도 흐려진다.

전시장 자체도 라시드의 가상 세계로 바뀐다. 1층 중앙에는 고대 바빌론의 이슈타르 게이트(Ishtar Gate)를 재해석한 설치가 들어섰다. 지하 1층에서는 의복 형태의 섬유 작업과 대형 회화를 함께 선보인다. 캔버스 속 이야기가 실제 공간으로 튀어나온 셈이다.

우마 라시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우마 라시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라시드가 즐거운 휴양지에 난데없이 폭력과 혼란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있다. 인간은 과거를 잊고 비슷한 욕망과 갈등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에게 역사는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삶을 계속 움직이는 구조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현재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라시드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유럽 제국주의의 역사와 구조적 폭력, 사회적 불평등을 다뤄왔다. 작품은 브루클린미술관, 네바다미술관, 자이츠 아프리카현대미술관(Zeitz MOCAA) 등에 소장돼 있다. MoMA PS1과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해머미술관 등의 전시에도 참여했다.

전시는 10월17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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